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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市長을 만든 부모님 가르침

신용ㆍ인내가 삶의 나침반<br>시민과 약속 철저히 지킬것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부모님의 고향은 개성이다. 개성 상인이셨던 부모님을 통해 자라면서 인생에 중요한 몇 가지 교훈을 배웠다. 아버님은 한마디로 참 고지식한 분이셨다. 평생 한 우물을 파시면서 절대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신용을 철칙으로 생각하고 평생을 지내셨다. 40년 동안 종로 5가에서 포목점을 하면서 동업자들 간에 '보증수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상도를 철저히 지켰다. 6남매인 우리 형제들은 자라면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다른 사람들과 신용은 꼭 지켜라" "믿음과 신의를 잃는 것은 너희들의 인생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라는 아버님의 훈계를 들으며 자랐다. 아주 어릴 적 일이다. 아버지는 가게에 들른 나에게 어머니께 전하라며 반찬값을 주셨다. 오는 길에 감 장수가 맛있어 보이는 연시를 팔고 있었다. 순간 판단력이 흐려진 나는 감이 너무 먹고 싶어 아버지가 주신 반찬값으로 감을 몽땅 사버렸다. 그리고는 친구들과 나눠서 먹어버렸다. 아버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날 아버지의 매서운 설교를 들으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옆에서 아무 말없이 앉아계신 어머니의 구원으로 간신히 아버지의 설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엄했던 아버지에 비해서 어머니는 조용하고 인내심이 많았으며 남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은 분이었다. 사춘기 시절 맞춤 셔츠가 유행할 때였다. 어머니는 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아들을 데리고 동대문 시장을 돌면서 옷감을 고르기 위해 몇 시간을 돌아다녀도 절대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으시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한 25년 전쯤 일이다. 미국에서 맞벌이를 하며 생활하던 우리 내외는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 부득불 아내가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됐다. 좋은 직장에서 월급도 상당히 받던 아내가 일을 그만두게 되니 생활은 힘들게 됐다. 그러던 중 내가 한국을 왔을 때 항상 우리가족을 걱정하던 어머니가 나를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는 옷장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서는 나에게 주셨다. 지난 10년 동안 생활비를 아껴서 적금을 들어놓으셨던 것 전부를 나에게 아낌없이 손에 쥐어주셨던 것이다. 거의 1만달러에 이르는, 나에게는 큰 돈이었다. 그 돈을 받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어머니는 아껴 쓰며 모은 귀한 돈을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 선뜻 내어놓으시는 그런 분이셨다.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 돈을 오랫동안 손댈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교육비로 귀중하게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돈을 쓸 때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느꼈다. 부모에게 배운 교육은 삶의 커다란 나침반이 된다. 나 역시 자라면서 부모님께 배운 신용과 인내의 교육은 내가 22만의 캘리포니아 어바인시민들을 섬기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시장으로서 시민들과의 약속은 철저히 지키려고 최선을 다한다.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모든 이슈를 정확히 이해해 궁극적으로 시민들을 위한 좋은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시의회를 운영하는데 정치적으로 이견이 있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 의원들을 설득하고 조금 양보하더라도 그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힘쓰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키워주신 부모님께 어버이날을 맞아 무한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항상 순수한 마음과 올바른 생각을 하고 남을 위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아버지, 인내하며 가족과 사회를 섬기는데 융화를 이끌어내는 지혜를 주신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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