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에 해외 상황을 모니터링했다는 점을 밝혔다”며 “이에 따라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및 금융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온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최근의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 중국발 금융 시장 충격도 이날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었음을 시사했다.
신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은 유효하지만 금리 인상은 최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예상보다 온건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내년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 회복 경로에 대한 자신감 후퇴를 의미한다”며 “연준의 결정으로 신흥국의 자본 이탈 우려는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이달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구체적 시그널(신호)이 없었다는 점에서 오늘 동결은 예상됐다”며 “오늘 옐런 의장이 인상 시그널을 주고 12월에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이벤트’이고 향후 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보여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국내 채권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랐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해도 금융 시장이 이를 정책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여 주식과 채권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채권은 그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뤄진 투자가 유입될 수 있어 장기물 쪽에서 추가 강세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오래전부터 예고돼 시장이 내성을 형성했다”며 “한국과 중국은 경기 둔화 문제가 겹쳐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채권 금리 상승 리스크가 크게 낮아졌다”며 “채권 금리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채권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2.06∼2.1%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7일 국내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03%포인트 하락한 연 2.271%로 마감했다.
또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 채권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채권 값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지난 6∼8월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3조3,950억원을 순매도했다.
박 팀장은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외환 시장이 안정되면 최근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맞물려 한은이 미국과 차별화된 통화 정책을 펼 공간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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