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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중 FTA는 수산물 수출 기회다

對中 교역량 증가 불구 만성 적자… 관세 인하땐 가격경쟁력 확보 효과

통합브랜드 'K-Fish'·박람회 등 中 입맛 사로잡기 적극 노력해야

김영석 해수부 장관

수천 년 동안 드넓은 대륙에서 풍부한 식재료를 생산해왔던 중국인들의 음식 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청나라 강희제는 만주족과 한족 간 화합을 위해 전국에서 노인 2,800명을 자금성으로 초대해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대규모 연회를 열었다고 한다. 만한전석은 만주족과 한족의 진귀한 요리를 모두 모았다는 뜻이다. 중국 각지의 다양한 재료로 요리한 100여 가지 귀한 음식을 사흘간 계속 제공했다고 하니 행사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다. 만한전석 요리에는 여덟 가지 귀한 해산물인 제비집, 상어 지느러미, 해삼·전복, 물고기 부레 등이 포함돼 있어 중국인들의 해산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중국인들에게 음식은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식사 때가 되면 음식점은 왁자지껄 붐비고 손님을 초대할 때 음식이 부족하면 결례라고 생각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낸다. 13억 인구가 매일 세끼 식사를 위해 소비하는 식재료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중국이 지난 2011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위의 식음료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특히 2005년 27㎏이던 중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는 2011년 33㎏으로 6년 동안 6㎏이나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됐다. 중국의 거대한 먹거리 시장이 우리 수산업에 또 다른 '기회의 바다'로 활짝 열린 것이다. 사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의 수산물 교역은 지속 증가했지만 대중국 수산물 수출은 연간 3억~4억달러에 머물러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수산물 품질을 고려할 때 한중 FTA는 우리 수산물 수출 증가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가 정식 발효되면 62개 주요 수출 수산물에 대한 중국의 관세가 즉시 또는 10년 이내 조기 철폐되고 20년 후에는 사실상 100% 개방된다. 그동안 장거리 수송 등 불리한 유통여건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려웠는데 현재 평균 10% 수준인 관세가 점진적으로 인하되면 오징어·어란 등 우리의 대중 수출 수산물이 일정수준 가격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한중 FTA를 계기로 이미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홍보·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수산물 수출 통합 브랜드 'K-Fish'를 만들었고 10월에는 중국 CCTV를 통해 김·굴·전복·넙치를 광고했다. 중국인들이 우리 수산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현지인 대상의 수산식품박람회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달부터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인 '페이판'에 한국 수산식품전용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프리미엄 어묵 등 새로운 수산가공식품 개발과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수출업체들이 대중국 수출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는 통관 등 비관세장벽의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맛집 평가사이트인 '다중디엔핑'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로 해산물인 '새우'와 '게'를 꼽은 바 있다. 가격경쟁력과 안전성이 확보된 수산물이라면 충분히 대륙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한중 FTA 발효가 우리 수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산업에 있어 더 큰 위기는 상품을 판매할 '시장'이 없는 상황이다. 한중 FTA로 활짝 열린 중국 시장을 우리 수산업이 수출주도형 미래성장산업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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