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16 희망찾기] 일흔의 바리스타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1> 老No 카페 실버 바리스타 임순이·안숙기 할머니

노노카페의 실버바리스타
노노카페 매장내 커피머신을 점검하고 있는 안숙기(왼쪽)·임순이 할머니 바리스타.
/사진제공=화성시니어클럽

생소한 커피 제조법 습득 애먹어도 새로운 도전 통해 활기·보람 찾아
동료·손님 어울리며 우울증 개선도

화성시 사업 7년 만에 40호점 오픈… 어르신 사회참여 성공모델 자리매김
연내 70호점… 내년 100호점 목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메리카노 직접 내리고 손님들한테 커피 맛있다고 칭찬받고… 카페 일하러 나가는 날만 기다려져요."

경기 화성시 '노노(老No)카페'에서 근무하는 임순이(69) 할머니는 '실버 바리스타'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4년 전 처음 노노카페 문을 두드린 임 할머니는 화성시 시니어교육관 내 15호점에서 다른 할머니 파트너와 함께 2인1조로 일한다. 그가 만드는 커피는 아메리카노·카푸치노·캐러멜마키아토·카페라테 등 20여종류가 넘고 바쁜 날에는 하루 100여잔 가까이 커피를 낸다. 전업주부로 살았던 그에게 바리스타는 제2의 인생이다.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 할머니는 "이 나이에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가 노인 일자리사업으로 지난 2009년 시작한 노노카페는 7년 만인 2015년 말 40호점까지 오픈했다. 관내 거주 만 60세 이상 어르신 2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화성시 시니어클럽이 지원·운영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커피가 노령층에 생소한 분야라 신청자를 모으기조차 힘들었지만 점차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와 자기계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전국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기아자동차·농협 등 기업들도 후원에 나섰다.

안슬지 시니어클럽 팀장은 "우울증을 앓던 어르신이 노노카페에서 동료·손님들과 어울리면서 증상이 개선된 경우도 있었다"며 "많은 어르신이 자신의 일에서 활기와 보람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 연령은 70대로 화성 나래울복지관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할머니가 89세로 최고령이다. 고령을 감안해 보통 2인1조가 한 점포에서 주 1~2일만 근무한다. 한 달 평균 56시간 일하고 받는 월급은 20만~30만원대. 임 할머니의 파트너인 안숙기(68) 할머니는 "생활비로는 부족하지만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커피 추출 공부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배울수록 재미있고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반 커피 매장 수준인 30~40여가지의 커피 제조법을 모두 습득하는 것이 난관이다. 100시간 교육을 받아야 비로소 매장에 나갈 수 있는데 입에 붙지 않는 커피 이름 때문에도 곤혹스럽다. 캐러멜마키아토를 '카라멜야끼만두'로 잘못 불러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시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안 할머니는 "처음에는 당연히 겁부터 먹었지만 부딪쳐보니 결국 하게 되더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일을 적극적으로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일에 만족하니 더 바랄 것이 없고 새해에도 건강하기만을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노노카페는 2014년 12개 점포 기준으로 8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성 시니어클럽은 노노카페를 2016년까지 70호점, 오는 2017년까지 100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