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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기관장 사표 종용 되풀이돼선 안돼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물러나고 있다.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10개월이나 남았음에도 최근 사표를 냈다. 이보다 앞서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같은 이도 사의를 표명했다.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조기퇴진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 공공기관장들이 사직할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한다. 다음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차관급 후속인사 때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 공기업 사장을 비롯한 공공기관장들이 거취를 두고 고심하는 모양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사표를 내더라도 자칫 낙하산 인사 또는 MB맨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새 정부와 척을 진 것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라고 한다. 차라리 진퇴에 관한 지침을 확실하게 주는 것이 속 편하다는 말도 들린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해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다. 다만 전문성을 중시하고 낙하산 인사만큼은 철저히 막겠다는 원칙론은 밝혀둔 상태다. 공공기관장은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지만 으레 정권교체기면 그런 규정은 있으나마나 한 게 과거의 경험이었다. 5년 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노무현 지우기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장의 일괄사표를 공개적으로 종용해 갖은 부작용을 낳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과거 정부 사람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무턱대고 사표를 종용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경영상의 실책과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임기가 남았다면 본인의 의사가 우선이다.

새 정부가 원칙과 법치를 내세우니 일단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여당의 무리수는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과거처럼 전 정부 인사들은 사퇴해야 한다는 식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월권일 뿐만 아니라 국민통합에도 어긋난다. 인사는 순리대로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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