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눈이야기] 적절한 시력검사 시기

어린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잘 볼 수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어른처럼 1.0 정도의 좋은 시력을 갖고 있을까? 아니다. 태어나서는 물체를 어렴풋이 감지할 정도의 시력 밖에는 안 된다. 6개월 정도가 지나야 0.1의 시력을 갖게 되며 한 살 때는 0.2, 두 살 때는 0.3 정도이다. 시력이 계속 발달되다가 6살쯤 돼야 1.0의 시력이 나온다.

시력은 태어날 때부터 발달을 계속해 6년이 되어야 완성된다. 6살이 되어야 끝난다는 말이다. 하지만 눈에 이상이 있다면 시력발달이 제대로 되지않아 약시가 된다. 정상인 시력이 1.0이라면 약시라면 0.3이나 0.4같이 정 상시력에 못 미치는 눈을 말한다. 약시가 되면 나중에 성인이 되서 아무리 치료하려고 해도 회복될 수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는 것 이 중요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시력발달이 멈추기 때문에 그때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를 하면 늦는다.

그럼 언제부터 안과검사를 하는 게 좋을까. 보통 출생 후 3개월~6개월부터 안과검진을 받기 시작해서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좋다. 서너 살부터는 말을 할 수 있으므로 그림이나 숫자를 이용해 시력을 측정할 수 있어서 더 정확하다.

하지만 말을 못하는 유아는 눈 질환이나 시력이상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 때문에 부모들은 비정상적인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조기 발견할 수 있어 야 한다. 간접 증상으로는 아이가 텔레비전이나 책을 너무 가까이 보거나물체를 볼 때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리는 증상이다. 이럴 때는 시력이상 을 의심해야 한다.

요즘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안경을 쓰는 아이들이 많다. 지난해 전국 480개 초중고 11만여명 학생에 대한 신체검사 결과에 의하면 이미 안경을쓰고 있는 초등학생이 12.7%, 안경을 써야 할 정도로 근시인 학생이 15.7%나 됐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안경을 쓰는 비율이 높아서 시력 방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보여도 표현을 잘 못하는 어린 자녀일수록 부모 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핀란드는 출생 직후부터 돌이 되기 전 4차례, 만 1~6세엔 연１회 안과 검진을 실시한다. 늦어도 말을 할 줄 아는 만 3~4세에 시력검사를 받아야 한 다. 단순히 시력검사를 위한다면 말문이 트인 만4세 정도, 눈 질환이 의심 되는 경우라면 돌 미만이라도 안과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조기검진이 중요한 것은 시력발달이 완성되는 만 8~9세 이전에 약시 등 눈 질환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구의 2~5%가 약시인데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시력장애를 겪기 때문에 어릴 때 치료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www.pluslasi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