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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전문가 인터뷰] <4·끝> 토머스 번 무디스 부사장

"가계부채가 한국 신용등급 결정 최대변수"<br>수출·환율·외국인투자도 예의주시 북핵문제 당분간은 큰변수 안될듯


[해외경제전문가 인터뷰] 토머스 번 무디스 부사장 "가계부채가 한국 신용등급 결정 최대변수"수출·환율·외국인투자도 예의주시 북핵문제 당분간은 큰변수 안될듯 • 데이비드 강 美다트머스대학 교수 • 루?런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 에드워드 맥켈비 美골드만삭스 부사장 “한국경제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가계부채문제입니다. 한국 정부가 소비자 부채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하고, 얼마나 빨리 해결하는가에 따라 한국경제의 신용등급이 결정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핵문제도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지만 당분간 큰 이변은 없을 것이며, 한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신용등급조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토머스 번(사진) 부사장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가계부채의 해결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국가 신용등급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4%로 떨어지더라도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 재정정책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상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번 부사장은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의 틀 속에서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북한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용등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강행해 지정학적 위기감이 높아질 때에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남부의 세계무역센터(WTC) 옆에 있는 무디스 본사에서 토머스 번 부사장을 만나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과 신용등급 조정에 대한 무디스의 입장을 들어봤다. -무디스는 국가신용평가회사이니만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디스는 한국경제에 대해 현재 ‘A3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 상태는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현재의 등급은 적정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발전 추이와 현황, 앞으로의 전망을 모두 감안할 경우 신용등급 조정은 당분간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북한핵문제가 중요변수로 작용했는데, 관심있게 지켜보는 부문이 또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가계부채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신용대란으로 야기된 가계부채가 오랫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죠.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정부정책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계가 떠안은 빚을 어떤 식으로든 정부가 갚아줄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할 것입니다. 가계부채 외에도 수출, 환율, 외국인 직접투자(FDI) 등도 빠트릴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특히 한국경제의 성장기반을 이루고 있는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원화강세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경제외적인 요인으로는 역시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입니다. 다른 국가들의 신용등급 결정과 달리 한국의 경우에는 북한리스크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2기 조지 W 부시 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신용등급 결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지지부진한 북한핵문제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만큼 2기 부시 정권은 이전보다 강하게 북한을 몰아세울 가능성이 높지요. 하지만 6자회담 등 국제사회의 공조가 제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며 한ㆍ미간 굳건한 공조체제 구축으로 북한의 군사적인 행동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북한도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합리적인 답을 찾겠죠.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핵문제가 신용등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 등을 감행할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국가 신뢰도와 경제 안정성에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지요.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이에 맞서 대항실험을 한다면 지정학적 위험은 고조되고 신용등급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갑자기 붕괴되는 것도 신용등급에 위험요인입니다. 김정일 정권의 체제를 놓고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체제붕괴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은 세계 여러 나라와 달리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요. 그러나 북한핵문제만을 떼놓고 볼 때 그로 인한 위험은 현재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지요. 6자 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ㆍ일본ㆍ러시아 등이 한반도의 정세안정을 자국 이익차원에서 바라고 있습니다. 또 북한문제를 풀기 위해 끈끈한 지역안보틀을 형성하고 있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되고 신용등급에도 큰 이상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새해 한국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성장률이 4%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관리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재정확장 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달러ㆍ유가 등 해외변수와 한국정부의 정책을 감안할 경우 올해 5%의 성장을 이룩하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봅니다. 정부가 제시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원화환율과 국제유가 등 해외변수가 한국경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5% 달성은 힘들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 ▲사실 한국은 균형경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안정된 경제는 내수와 수출ㆍ투자ㆍ소비 등이 모두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하는데, 한국경제는 현재 내수와 소비는 동면상태에 들어갔고 수출만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정책 담당자들도 수출중심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반복되는 얘기같습니다만 성장이 계속 둔화되면 신용등급에도 영향이 있지 않겠습니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월가(街)의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대로 낮춰 잡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디스는 이 정도의 성장률 가지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조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재정규모를 감안할 경우 성장률둔화가 신용등급을 조정할 만큼 큰 변수는 아니기 때문이지요. 재정적자가 지난 5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한 말레이시아와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재정은 튼튼하다고 봅니다. 다만 저는 한국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디스는 한 나라의 경제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며 분석할 뿐입니다. -노무현 정부가 집권 중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경제정책과 성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는 한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통화ㆍ외환ㆍ금융정책을 신용등급심사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고 한국정부의 대외부채 지불능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요약하면 노무현 정부는 무디스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요소들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정부와 채권에 대한 대외 신인도도 양호한 편입니다.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는군요. ▲그렇습니다. 한국 경제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수출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출은 예외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연간 30%의 수출 신장률을 달성했으며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한물姸┫?수출이 지탱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가계부채와 함께 기업들의 투자열기가 식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생산라인과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데 이는 결국 성장률을 잠식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채를 청산하고 건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채무상환에 나서면서 이러한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의 기업투자 열기는 식어가고 있지만 기업들이 저임금을 찾아 중국 등 해외로 아웃소싱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는 선진경제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와 함께 불확실한 규제환경과 전투적인 노사문화는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시장 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월가 투자자들이 약방의 감초처럼 지적하는 사항이죠.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한국의 국내외 경제환경은 수출을 제외하고는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디스는 한국경제의 신용등급 기초는 여전히 튼튼하다고 봅니다. 현재의 신용등급은 지금 상황에서 적당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한국 경제의 올해 화두 가운데 하나는 원화의 강세입니다. 원화환율에 대해 어뺐?분석하는지요. ▲원화강세는 분명히 한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해외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지요. 한국의 입장에서는 국제유가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이는 기업들과 개인 소비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외국제품과 해외 서비스에 대한 구매력도 증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머스 번은 한국 신용등급 결정권 쥔 亞太전문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아시아 및 한국경제전문가이다. 무디스에서는 국가 신용등급 팀의 수석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이사와 함께 한국경제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두 축으로 평가받을 만큼 한국경제의 등급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번 부사장은 워싱턴에 있는 국제금융공사(IIF)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면서 아시아 경제와 인연을 맺었으며 한국에서도 3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일본 금융시장, 아시아 채권시장, 중국 자본시장, 한국 경제전망, 북한핵의 경제적 파장 등 아시아 정치, 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경제강연을 하기도 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국제관계 석사학위를 받았다. 입력시간 : 2005-01-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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