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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벌어 임대료도 못내요"

[불황장기화…지방상권이 죽어간다]<br>상인, 매출급감 울상…권리금 포기 속출<br>"보증금이라도 건지자" 자진폐업도 늘어<br>대형쇼핑몰도 분양ㆍ임대 안돼 개점 늦춰

내수 경기불황 여파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전국의 지방 영세상인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외환위기 때보다 매출이 훨씬 줄면서 직원 감축은 다반사이고 권리금을 포기하고 계약기간 만료 전에 떠나는 상인도 속출하고 있다. 재래시장은 물론 대형 쇼핑몰도 불황에 얼어붙고 있는 지경이다. 더욱이 이 같은 경기불황이 언제 끝날지 모를 정도로 아득하다는 점이 상인들의 가슴을 시커멓게 태우고 있다. 울산 지역 최대 번화가인 남구 삼산동 일대는 이달 들어 빈 점포가 하루에도 3~4곳씩 급증하고 있다. 더위가 심해지면서 손님이 더욱 줄자 견디다 못한 점포 주인들이 계약기간 만료 전에 권리금을 포기하고 임대료라도 절약하려고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대체로 3개월 정도 문을 닫으면 계약 만료 전이라도 더 이상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돼 출혈을 감내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 중인 신모(42)씨는 “지난해에는 그럭저럭 장사가 되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하루 매출이 지난해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식당을 팔려고 내놓아도 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권리금 3억원은커녕 보증금까지 날릴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장사가 되지 않아 3개월 전부터는 가겟세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불황이 지속되면 조만간 가게 운영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창원시내 한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김모(34)씨는 “뜯지 않은 박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지경”이라며 “요즘처럼 장사가 되지 않는 때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부전시장 입구에서 중고 남성복 판매점을 하고 있는 이모(52)씨는 “하루 매장을 방문하는 인원이 5명도 되지 않을 정도”라며 “양복 판매는 최근 1주일 사이 한 건도 올리지 못했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광주 북구 두암동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모(49)씨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보다도 매출이 30% 정도 더 떨어졌다”며 “지난해 10명이던 종업원을 최근 6명으로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 지역 또한 최근 대형 쇼핑몰이 급격히 증가하며 재래시장의 침체가 가중되더니 최근에는 대형 쇼핑몰까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대전시 월평동의 대형쇼핑몰 스타게이트는 5월 말 오픈 예정이었지만 분양ㆍ임대 실패로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에는 임대료가 절반으로 떨어졌음에도 빈 점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송행선(58) 중앙시장연합번영회 회장은 “재래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전자상거래 시장 개설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이런 노력에 찬물만 끼얹고 있다”며 “하루 속히 경기가 좋아져 상인들이 적은 돈벌이라도 신이 나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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