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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제작발표회 볼만

천편일률 벗고 제작과정 다큐등 다양화선생, 문득 판서를 멈추고 뒤를 의식하더니 백묵을 고쳐 잡는다. 선생:(조용히)잠자지.(휙 돌아서 백묵을 던지며 소리친다) 마아~란 말이야! 쌔앵-날아가는 백묵. 눈을 감고 있는 놈을 향해 마치 크루즈 미사일처럼 휘어지면서 날아간다. 백묵이 학생의 이마를 강타하려는 순간 탁 멈춰지는 백묵. 놀라는 선생. 공력을 더 넣어 백묵을 놈의 이마에 닿게 하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수. 같이 따라 올라오는 백묵. 경수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면서 백묵이 드드드- 방향을 바꾸고, 마침내 으아아악~ 하는 비명과 함께 총알처럼 선생을 향해 날아가는 백묵. 당황하는 선생. 퍽! 하고 선생의 이마에 백묵이 작렬한다. 경수:백묵 던지지 마란 말이야. 쾅! 경수의 얼굴에 찍히는 도장 '퇴학' 지난주 처음으로 공개된 싸이더스 제작의 '화산고'하이라이트 한장면이다. 선생과 학생의 기싸움으로 교실내에서 백묵이 총알처럼 날아다닌다. '매트릭스'나 '엑스맨'과 같은 특수효과를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연말 개봉을 목표한 '화산고' (火山高, 싸이더스제작, 김태균감독) 크랭크업 제작발표회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씨즈엔터테인먼트 제작, 이성강감독)의 중간발표회는 천편일률적인 제작발표회 모습을 벗어난 모습을 보여 영화계 화제다. 이들 발표회의 공통점은 오랜 시간 탄탄하게 준비하면서 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 제작 전과정이 공개되는 특집 영상다큐와 함께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선보인 적 없는 작품의 하이라이트 상영으로 이어졌다. 10여분의 하이라이트와 1년이상의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제작일지 영상물에서 달라진 한국영화 제작방식과 함께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또한 한국영화의 성장을 가늠케 하는 자리였다. 가상의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무협 액션물 '화산고'의 가장 큰 특징은 실사촬영된 전체를 컴퓨터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대목이다. 카메라로 찍은 원필름을 컴퓨터로 입력하고, 장면 하나하나에 색사을 맞춘후 컴퓨터로 필름을 재출력한다. 촬영분량의 40%에서 와이어 액션(배우의 몸에 철사를 매달아 공중 이중 발차기, 돌려차기, 벽타고 뛰어다니기 등을 재현)을 사용했기에 전체 작품을 컴퓨터로 마무리한다. 순제작비 40억원의 대부분이 이 작업으로 소요된다. '마리이야기'는 수려한 회화미가 숨쉬는 그림, 영묘한 색감, 단아한 음악으로 시네큐브 광화문 영화관을 꽉 매운 300여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화산고'는 촬영과 함께 편집, 색보정, 녹음 등의 후반작업을 동시에 진행,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마리이야기'홍보를 맡은 이손기획의 손주연실장은 "현재 제작중인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제작비 80억원이상추정)와 '오디션'(60억원)등에 비해 35억원의 마리이야기가 약해보였다. 그래서 화려함보다는 한국내 최선의 시스템으로 정성들여 만들어가고 있는 제작과정을 그대로 보여주자는 기획의도에서 2개월전부터 준비돼왔다"고 설명했다. 러브 팬터지 애니메이션을 표방하는 '마리이야기'는 섬 마을의 외로운 소년 남우가 문방구점에서 산 광채를 내뿜는 구슬을 쳐다보다 기묘한 세계에 빠져들어 신비의 소녀 마리를 만나게 되며 겪는 순수한 사랑이야기다. 1년6개월동안 작업한 시나리오를 2개월에 걸쳐서 실제 영화처럼 촬영하고, 대사를 녹음한 수 그 동작과 입모양을 프로그래밍화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치밀한 작품이다. 배경 역시 다리 품을 팔아 현장을 누비며 담아온 사진을 바탕으로 삼아서 사실감 넘치는 화면구성을 가능케 했다. 배경인 한적한 어촌은 경북 감포 바닷가, 남루하지만 따뜻함을 지닌 주택가의 모양은 서울 홍은동의 백련사 근처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마리이야기'의 또다른 장점은 색. 액션 위주의 애니메이션들에서 주로 선보이는 자극적인 원색들을 배제하고 이성강감독 스스로가 색상표에서 꼼꼼하게 조합해낸 파스텔 색조들로 영상을 채색했다. 기존 애니메이션들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괄적으로 색을 지정하는데 반해 이 작품은 각 프레임마다 일일이 청회색 녹회색 황회색 등 잿빛을 기조로 하여 파스텔의 음영을 덧입힌 색깔으로 탄생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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