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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종기 매각 새 국면에

외국계 "고용승계 약속" 내세워 새주인 노려<br>공대위 "실사작업 저지" 투쟁의지 강해 미지수

난항을 겪어온 대우종합기계 매각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노조와 외국자본의 결합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물론 노조는 외국자본과의 제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자본 한 곳이 노조와 접촉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예전과는 변화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상극으로 인식되던 노조와 외국자본이 제휴관계를 형성하는 전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노조의 목소리가 높으면 외국자본의 관심이 끊어진다’는 통념이 절대등식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될 경우 국내에 투자할 외국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각작업은 첩첩산중이다. 겉으로는 지난 14일 10여개 인수후보 대상자(Short list) 선정으로 매각일정이 탄력을 받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차후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노조의 투쟁의지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대우종기 사무직ㆍ생산직 노조로 구성된 공대위는 15일 “당사자가 배제된 매각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항의방문한 데 이어 17일 긴급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투쟁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공대위는 다음주(21일)로 예정된 인수후보 대상자들의 실사작업도 적극 저지할 방침이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최종 입찰 일정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대우종기 매각을 진두지휘하는 공적자금위원회는 매각작업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안재석 공대위 부지회장은 “이번 인수 후보자에 포함된 10곳 중 대부분이 부적격자”라며 “시세차익을 노린 외자기업의 인수에 대해 부정적이며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두산중공업 등 일부 기업 역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부지회장은 또 “실사 저지는 일부 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대위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노조가 실익을 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용안정을 보장받을 경우 외자기업과 손을 잡는 구도다. 공대위가 당초 차입형 우리사주조합을 구성, 직접 인수자로 나선다는 방침이었지만 현실적인 자금조달 문제로 입찰을 포기한 만큼 차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고용안정에 대한 가산점을 주기로 한 점도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외국자본과 노조가 컨소시엄을 형성할 경우 새로운 주인이 될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편 대우종기 인수에 외국자본이 몰리고 노조가 어떻게든 회사 입찰에 참여하려 하는 것은 기업 수익이 최근 들어 크게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대우종기 5월 매출은 2,6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3.4% 증가했다. 내수는 1,375억원, 수출은 1,249억원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각각 12.7%, 37.7%씩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4.5% 감소했으나 경상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동월보다 31.9% 늘어났다. 1~5월 누계 실적은 매출 1조2,165억원, 영업이익 1,288억원, 경상이익 1,5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2%, 27.1%, 52.1%씩 증가했다. 차입금 상환으로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74%에서 지난달 말 현재 153%로 낮아졌다. 대우종기의 한 관계자는 “디젤엔진 중국 지역 수출이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디젤엔진ㆍ건설중장비ㆍ공작기계 등의 수출 호조와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개선, 금융비용 절감으로 실적이 호조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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