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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펀드판매 현장 실태…지침 안따른다

자산운용협회가 펀드 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은행들은 적립식 펀드를 정기적금 상품으로 혼동할 여지를 제공하는 등 이를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뉴스 취재진이 시중 은행을 방문해 적립식 펀드 판매 실태를 조사한바에 따르면 예전에 비하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가이드 라인도 제대로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 펀드는 적금 = 펀드 판매에 앞정서고 있는 A은행은 적립식 펀드를 `펀드 적금'으로, 손익을 `이자'라고 부르는 등 일반인들이 적립식 펀드가 적금과 비슷한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는 가이드라인에서 `허위표시 또는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오해를 유발할 수있는 표시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됨' 부분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두 군데 지점에서 여러 직원들이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 점에서 미루어볼 때 A은행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에는 손실이나 이익이라고 해야하는데 이자라고하면 일반인들에게는 돈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은행의 한 지점에서도 적금 가입을 문의했더니 직원은 예상 가입 금액과 기간을 묻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펀드 안내서를 꺼내 펀드와 적금이 비슷한 상품이라는인상을 주었다. B은행의 다른 지점에서도 직원이 적립식 펀드의 만기가 2년 혹은 3년이라고 굳이 강조해 역시 적금 상품과 같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은행 뿐 아니라 한 증권사에서도 아예 적립식펀드를 `정기투자적금(펀드)'라고명명하고 홍보를 하고 있다. ◆ 손실 가능성 축소 = 대부분 은행에서 펀드가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먼저 알려주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상품에 대한 이해가 낮은 고객이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원금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상품임을 제일 먼저 설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손실이 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B은행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장기투자에만 권하고 있다고 말했고 D은행에서는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 수익률 직.간접적 제시 = 미래 수익률에 대해서는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과거 수익률이 가능할 것임을 암시했다. C은행에서는 3년간 가입하면 수익률 15%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 수익률을 직접 제시했다. B은행에서는 직원이 권유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올 수익률(20∼30%) 수준을 기대할수 있느냐고 묻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전망이 좋다"는 답이 나왔다. 이는 가이드라인에서 기대 수익을 직접, 간접적으로 제시해서는 안된다는 `공정한 투자판단 유도' 항목을 위반한 것이다 C은행에서는 또 연 수익률 60%를 연간이라는 개념을 말하지 않은채 수익률 60%라고 표현했다. 이는 일시적 고수익률을 연수익률로 환산해 투자자가 오인하게 하면 안된다는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 ◆ 펀드 판매 전문성 부족 = 은행들은 펀드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지 않거나전문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B은행의 한 지점에서는 B은행의 경우 한 지점에서는 입출금 등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창구에서 펀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기존 은행상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전용 창구를 마련하고 전담 직원을 배치하라는 자산운용협회 권고사항을 어긴 것이다. A은행은 전담 창구가 있었지만 공간이 분리돼있지 않고 시끄러워 직원의 설명을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B은행에서는 일반 적립식 펀드는 만기 2년, IT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는 3년이니 감안하라며 근거 없는 설명을 내놨다. 가치주의 개념이 무엇이냐고 묻자 `지금 저평가돼 있어서 앞으로 오르는 종목'이라는 단순한 답변이 나왔다. 또 새로 나온 펀드에 대해 운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기준가가 낮아 유리하다며 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률 안정성 등이 검증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안전하며 기준가가 낮아서 이익을 보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C은행에서는 전담 직원이 상담중이라며 다른 직원을 연결시켜 줬으나 이 직원은팸플릿을 읽는 수준의 설명 밖에 하지 못했다. D은행은 전담 직원이 판매 펀드 리스트 등을 들고 안내했지만 정작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 정보 제공 미흡 = 은행들은 특정 펀드만 권유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각종 보수, 수수료 체계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A은행은 수탁고가 급증하는 회사의 한 상품과 계열사 상품 2개만을 보여줬고 B은행은 계열 운용사 상품 5∼6개만 내놨다. 또 주식형 적립식 펀드는 매년 약 2.5%의 수수료를 판매사와 운용사 등에 내야하는데 어느 곳도 이런 점을 주지시키지 않았다. A은행의 다른 지점에서는 적립식 펀드의 원금과 이익금을 확인하는데 10여?이상이 걸렸고 기존 판매 직원이 다른 지점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상담을 하기가 어려웠다. 펀드 판매 경력이 오래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담관리자 제도를 갖추어서 손실이 났을 경우 고객에게 시장 상황과 펀드운영 경과를 설명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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