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효과 보다 부작용 커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침에 따라 무역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간 통합 문제에 대해 수요자 입장인 기업들은 '두 기관의 독립적 존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5일 개최한 정책금융 수요자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기능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두 기관을 통합하면 시너지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며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간담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책금융 개편은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기본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국내 산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등 3개 기관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우선 현재 해외건설 프로젝트가 대형화하는 점에 비춰 한 기관에서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받는 수출입은행의 경우 자금공급이 여의치 않아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요구되는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보험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두 기관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해외 프로젝트 수주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대출, 무역보험공사는 사후 리스크 관리를 각각 제시해 우리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를 더욱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담회 참석자 가운데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통합을 주장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수요자인 기업들은 두 기관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현 체제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 측 8명, 민간 측 6명을 위원으로 4월 말 출범한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는 석달간의 논의 끝에 현체제 유지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으며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도 두 기관 간 통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수요자 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권고안을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한 뒤 다음달 말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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