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먹거리인 바이오 및 에너지·기후환경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빌딩을 지으면 용적률 및 세제혜택을 주고 세계 7대 바이오 강국 진입을 위한 6개 과제도 추진된다. 에너지 수요 관리 전문기업인 미국의 '에너낙'처럼 스타 에너지 기업을 키우는 방안도 제시됐다.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종합 대책을 각각 발표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제로에너지 빌딩'을 지을 경우 용적률을 최대 15%까지 높여주고 취득세와 재산세도 각각 15%씩 감면해주는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건물주의 공사비 부담을 줄여 제로에너지 빌딩 건설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서울시 조례가 정한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200%지만 제로에너지빌딩은 230%까지 가능해져 사업주는 늘어나는 면적만큼 추가로 분양해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이 같은 인센티브를 통해 제로에너지 빌딩의 상용화를 유도함으로써 오는 2020년부터 주민센터 등 소형 공공건축물의 제로에너지 빌딩 의무화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짓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앞으로 연간 허가 면적의 10%를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건축할 경우 약 4조5,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로 5만여명의 고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관측이다.
미래부는 202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기업 50개를 육성해 세계 7대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화 연계 기반 확충 등을 2대 전략으로 제시하고 △바이오시밀러·베터 등 틈새시장 선점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혁신시장 선도 분야 육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융합의료기기 및 진단제품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신시장 개척 △치매·당뇨 치료제 등 민간 주도 연구개발(R&D) 촉진 △중개연구 활성화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도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현재 13개에 불과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2020년까지 50개로 늘리고 국민 의료비도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바이오 전략위원회 등 컨트롤 타워를 두는 방안도 검토된다.
산업부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신산업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에너지 절약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으로 2017년까지 1만여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방침이다. 산업부가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선정한 6개 신산업은 △전력 수요 관리 사업 △에너지 관리 통합 서비스 사업 △독립형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 △태양광 렌털 사업 △전기차 서비스 및 유료 충전 사업 △ 화력발전 온배수 열에너지 활용 사업 등이다. 전력 수요 관리 사업은 기업과 건물·공장 등에서 절약한 소량의 전기를 모아 전력시장에 파는 사업이다. 에너지 관리 통합 서비스 사업은 전기 사용이 많은 시설에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통합 설치해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주고 여기서 수익을 내는 사업을 의미한다.
한편 박 대통령은 1969년 KIST 준공 당시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방문했고 이후 4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박 대통령은 회의 참석 전 방명록에 '21세기 창조경제를 과학기술로'라고 적었으며 박 전 대통령이 '과학입국(科學立國) 기술자립(技術自立)'이라고 쓴 휘호를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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