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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전문가 인터뷰] 제임스 샤피로 뉴욕증권거래소 부사장

“한국 기업들이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많이 상장되길 바랍니다. 한국은 경제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과 은행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기업 지배구조에 관해 미국의 제도와 거의 비슷합니다.” 제임스 샤피로 NYSE 부사장은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미국의 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벌 정책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대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충돌하기 보다 해외에 상장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국제무대에서 시험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샤피로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기업들의 연이은 회계부정 사건으로 상장 조건을 강화했지만, 한국 기업들로선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한국 기업이 5개사에 불과합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20개, 중국이 14개에 이릅니다. NYSE는 한국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하지 않습니까. ▲예, 한국 기업은 NYSE에 5개밖에 상장해 있지 않습니다. 일본은 많은 유명한 회사들이 뉴욕 증시에 상장해 대단히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뉴욕 증시에서 상장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거나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 상당수 한국 기업들과 NYSE 상장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몇 년간 근무하면서 서울을 여러 차례 가서 한국 기업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NYSE에 상장한 한국 기업이 5개에 불과한 것은 지난 97년 외환 위기 때문인 것으로 우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 위기를 맞아 아시아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훌륭하게 구조조정을 했으며, 지금 한국 경제는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은행 부문을 비롯, 각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우리은행이 올해 NYSE에 상장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에서 이러한 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글로벌 패턴을 따르고, 국민은행의 경우 뉴욕 증시에서 훌륭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국제화를 추구하면서 해외투자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우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운영을 잘하고 있고, 미국 시장을 찾아와서 경영형태, 기업 실적, 구조조정 과정 등을 설명하면 미국 투자자들이 크게 호응할 것으로 믿습니다. - 한국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NYSE의 상장 조건이 까다롭다고 말합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경영 관행과 법규가 다를텐데요. ▲NYSE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미국의 회계법을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장조건은 미국의 일반회계준칙(GAAP)에 맞아야 합니다. 우리가 한국 기업들과 협의할 때 그들은 한국의 회계 규제가 미국의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한국의 회계법이 개정되면서 많은 회계 기준이 미국 기준에 준하고 있고, 한국 증권거래소와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하는 내용도 미국에서 하는 것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조건은 기업 지배구조인데, 한국 기업들은 미국 제도와 한국 제도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들 합니다. 아직 한국과 미국의 제도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 것들이 있는데, 머지 않아 결국 같아질 것이라고 한국 사람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과 미국의 상장 기준과 규제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한국 기업으로서 비용을 치르는 부분은 법률적 자문을 얻는 분야일 것입니다. 미국의 회계 제도에 맞추기 위해 한국 회계사는 물론 국제 회계사를 고용하는 정도의 부담을 하야 할 것입니다. 두 나라의 상장 조건에 차이점이 작지만, 이러한 추가 비용만 있으면 NYSE에 상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한국의 규제에 맞춤과 동시에 미국의 규제에도 맞춤으로써 국제적 기업으로서의 신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그마한 비용을 지불하면 미국의 투자자를 확보해 국제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 NYSE가 해외 기업에게 적용하는 예외조항 또는 혜택이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NYSE의 상장 조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를 받습니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외국 기업의 경우 자국의 조건을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관찰합니다. 자국에서의 주주총회 내용, 주주권 이행 등의 내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 법규와 미국 법규에 차이점이 발생하거나 미국의 규정을 이행하기 어려울 때 SEC가 나서서 조정하거나 판단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제도가 유사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어떤 부문에서는 한국 규정이 더 강화돼 있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미국이 지난해 지배구조 규정을 새롭게 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이 미국 뿐 아니라 외국기업에도 동시에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SEC와 의회는 앞으로 6개월 내에 새로운 기업 지배구조를 공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정된 규제가 NYSE에 상장한 자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주 많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SEC는 자국 규정에 의해 6개월에 한번 경영실적을 보고하고 있는 외국 기업에 대해 이를 인정해주고 있는데, 이 정도가 예외조항이라고 할 것입니다. 한국은 분기(3개월)마다 실적을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제도와 같습니다. - 지난해 엔론, 월드컴 등의 회계 부정사건 이후 NYSE는 상장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말해주십시오. ▲NYSE의 강화된 규제안은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에 반해 사기나 잘못을 저지를 우려가 있을 때 이사회는 주주를 대표하고, 주주를 보호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NYSE의 규제안은 현재 SEC에 넘어가 검토되고 있으며, 상장회사의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과반수 이상으로 차지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주주들이 경영진을 컨트롤하는 기업에 한해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지배적 대주주가 없을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이미 과반수 이상의 사외이사 임명 규정을 따르고 있고, 우리는 이 규정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사외이사의 정의를 엄격하게 규정하려고 합니다. 둘째로 전적으로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입니다. 감사제도의 기능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감사 위원회로 하여금 외부 감사보고서의 평가와 사외 이사 선임 등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업 회계부정은 경영진이 이사회와 감사기구를 지배한데서 발생한 만큼 NYSE의 규제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구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개선으로 미국 기업의 문화와 관행이 바뀔 것으로 믿습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는 해외기업이 강화된 NYSE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외국 기업들로 하여금 자국 규정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 설명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 아시아 기업들이 NYSE 상장을 많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NYSE 상장이 어떤 장점을 갖습니까. 유럽 증권거래소나 나스닥 거래소에 비해 유리한 점이 무엇인지요. ▲외국 기업이 NYSE에 상장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미국 시간대에 거래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국 온라인을 이용하고, SEC 규정에 맞추고, 미국 증시의 정보를 얻을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NYSE에 상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회사의 지명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미국 TV와 미디어에 언급되고, 미국 투자가들을 유치할수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규정을 따르면서 미국 기업과 인수 및 합병을 체결하기 쉬워집니다. 유럽 투자가를 원하면 유럽 증시에 상장하고, 미국 투자가를 원하면 미국에 상장하는 것입니다. NYSE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470개로, 나스닥에 등록한 외국기업 350개보다 약간 많지만, 시가총액으로는 4조 달러로, 나스닥의 4,000억 달러에 비해 10배나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금융기관, 정보통신기업, 소비재산업등이 NYSE에 상장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스스로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도 NYSE를 찾습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기업들이 경쟁 거래소에 등록하고 있습니다. - NYSE는 지난해말 그리스의 아테네 증권거래소와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증권거래소와 어떤 협력관계를 추진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세계 여러나라의 증권거래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두나라 거래소에 동시 상장했을 때 우리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규제에 관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아테네 증권거래소와의 관계도 정보 교환과 규제 협력에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는 도쿄 증권거래소와도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증권거래소의 국제협력관계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증권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요원을 NYSE에 파견해서 우리의 규제 내용과 거래 동향, 기술 개발 현황 등을 확인하고, 한국의 현황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제임스 샤피로는 누구) 뉴욕증권거래소(NYSE) 해외기업 담당 부사장으로, NYSE에 상장한 외국 기업과의 협력관계, 해외 기업 유치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 직책을 맡기 이전에는 일본 도쿄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일본은 물론 한국 등 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NYSE에 상장되도록 유치하는데 힘썼다. 당시의 노력에 힘입어 아직도 아시아 기업의 뉴욕 상장은 그의 업무로 남아 있다. 지난 88년 5월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NYSE에 발을 들여 놓은 후 89년에 경제분석 담당 이사에 선임됐다. 90년에는 연구 및 기획분야 책임자로 승진, 미국과 해외 증권거래소의 구조와 관련한 연구를 담당했다. 97년에는 새로 발족한 국제부 담당 이사로 선임돼 해외 기업 유치를 전담했고, 98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버드대에서 학사ㆍ석사를 한 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증권시장의 구조, 외국 증권거래소의 구조등에 관해 많은 논문을 저술했으며, 증권거래소와 관련한 세미나에 연사로 자주 나간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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