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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4월3일] <1360> 포니 익스프레스


‘사람 구함:깡마르고 죽음의 위험도 불사할 만큼 강인한 18세 이하의 승마 도사. 고아 우대.’ 1860년 봄 미국 신문에 실린 살벌한 구인광고에 소년들이 밀려들었다. 이유는 돈. 12시간 노동으로 잘해야 1달러를 받던 시절에 주급 25달러가 걸렸다. 소년 기수들을 고용한 회사는 포니 익스프레스(Pony Express). 미국 동부와 서부를 오가는 특급우편물 운송망을 구축하겠다는 명분 아래 북부와 중부의 자본가들이 공동 출자한 회사다. 명분 뒤에는 철도유치 경쟁이 숨어 있었다. 곧 건설될 대륙횡단철도가 겨울철 폭설을 피하려면 남부를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중앙부 노선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방편으로 내세운 게 PE다. PE는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1860년 4월3일 미주리를 출발한 우편물이 3,200㎞ 떨어진 캘리포니아에 도달하기까지 소요 시간은 열흘 반나절. 남부통과 역마차로보다 보름이나 빨랐다. 링컨 대통령의 취임연설문을 전할 때는 7일17시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소년 기수들이 20㎞ 간격으로 설치된 역(驛)마다 말을 갈아타고 밤낮없이 달린 결과다. 숱한 화제 속에서도 PE는 1861년 10월 대륙횡단전신망이 깔린 뒤 바로 폐쇄되고 말았다. 18개월 동안 손익은 지출 20만달러에 수입 9만달러. 적자에도 주주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대륙횡단철도의 노선이 원하는 대로 정해진데다 150만달러라는 거금을 받고 PE를 넘겼기 때문이다. 인수자는 현금호송업체였던 웰스파고. 회사의 상징물로 PE를 내세웠던 웰스파고는 오늘날 초거대 은행으로 자리잡았다. PE는 우표와 신용카드ㆍ고속도로 이름에도 남아 있다. 거친 황야를 달리던 소년들의 육신은 백골을 거쳐 흙으로 돌아갔을지언정 그 용기와 모험은 영원히 살아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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