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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농협중앙회, 본연 업무에 충실해야
입력2007-11-19 17:04:53
수정
2007.11.19 17:04:53
[기자의 눈] 농협중앙회, 본연 업무에 충실해야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통운 인수전에 농협중앙회가 가세했다. 농협은 대한통운 인수전 참가 이유에 대해 농산물 물류 개선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농협의 대한통운 인수 계획은 그동안 신용사업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경제사업 부문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의 총 자산 151조1,000억원 가운데 143조8,000억원이 신용사업 부문이며 농업경제와 축산경제 부문은 5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신용사업은 강화하면서도 경제사업에 대한 투자는 적어 농협이 한미 FTA 체결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계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비등하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이 농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물류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농산물 물류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굳이 대한통운을 인수해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대한통운의 인수 예상 금액으로 거론되는 4조~5조원씩이나 들여서 말이다. 대한통운은 농산물 운송비중보다 공산품이나 원자재 등의 운송비중이 훨씬 큰 회사다. 농협이 농산물 물류사업을 강화하고 싶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농협물류를 키우고 적극 활용하는 게 이치에 맞다. 또 조합원인 농민들이 힘들여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판로를 확대하는 등 유통사업을 경제사업 부문의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값이 금값이다. 배추 한통 가격이 4,000원이 넘는다. 그러나 산지 가격은 300~500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배추 값 폭락을 경험한 농민들이 판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수확하기도 전에 중간 상인들에게 입도선매해 버린 탓이다. 농민들은 농협이 계약재배를 늘려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농협은 계약재배에 따르는 리스크가 크다며 이런 농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제라도 농협은 " '조합과 중앙회는 그 업무에 있어 조합원 또는 회원을 위해 최대한 봉사해야 한다'는 설립취지에 보다 충실해달라"는 농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7/11/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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