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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 하나가 온 거리를 흐린다”

관철동 상인들 ‘호객행위 근절’ 공동대응 나서 … “서울 대표 번화가로 옛 명성 회복 기대”

종로구 관철동 전경 /서울경제DB

밤만 되면 지나친 호객행위로 악명 높았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 거리의 상인들이 올해 들어 관할 경찰서와 자치구의 협조 아래 호객행위 근절에 나섰다. 31일 관철동 상가 번영회와 종로경찰서, 종로구에 따르면 번영회는 올해 초 경찰과 종로구에 호객행위를 적극 단속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 상인들이 호객행위 단속을 직접 요청한 것은 몇몇 업소의 지나친 호객 행위로 관철동 전체에서 손님이 떠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피아노 거리’, ‘젊음의 거리’ 등으로 알려진 관철동 먹자골목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저녁이 되면 젊은이들과 퇴근 직장인으로 붐비던 서울의 대표 번화가였다. 박모(54)씨는 “당시엔 저녁 시간대에 관철동 거리를 지나려면 인파에 떼밀려야 했을 정도로 연일 사람이 넘쳐났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관철동은 정말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관철동 거리에서 시민이 떠난 주된 이유로 경기침체와 더불어 일부 업소의 지나친 호객행위를 꼽았다. 특히 젊은 여성을 가로막고 손이나 팔을 잡아 끄는 등 신체 접촉까지 불사하는 식의 호객행위에 많은 시민이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 사실이다. 유흥업소에서 호객꾼을 풀어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권유하며 손님을 끄는 모습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관철동의 풍경 가운데 하나였다. 신촌과 홍대 앞 등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르면서 관철동은 과거의 명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위기감을 느낀 상인들은 번영회 소속 250여개 업소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섰다. 관할 종로서, 종로구와 간담회를 통해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하고 ‘호객 행위에 유혹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경찰은 상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파출소와 방범순찰대 인력을 투입,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야간에 호객행위 단속을 벌여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97명을 즉결심판에 넘겨 범칙금을 물렸다. 종로구도 지난 3~6월 보건위생과 직원들로 단속반을 꾸려 주 4회 집중 단속을 편 데 이어 7월에는 호객행위 전담반을 신설, 업소들을 방문 지도하고 적발 시 영업정지나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 결과 이 일대 호객행위의 주범으로 지적받던 나이트클럽 3곳 가운데 2곳이 문을 닫았다. 이들 업소에 대한 상인들의 불만 여론이 워낙 컸던 데다 호객행위로 업주가 입건되고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자 문을 닫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하게 살포되던 업소 홍보용 전단은 구간과 수량 등에 대해 구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제하면서 전단을 이용한 호객행위도 눈에 띄게 줄었다. 종로서 관계자는 “일부 업소의 불법 호객행위로 다른 상인과 시민이 불편을 겪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어 단속에 나섰다”며 “여전히 단속의 눈을 피해 호객을 하는 업소가 있지만 전과 비교하면 상태가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경찰과 구청, 상인회는 호객행위를 아예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호객행위의 주범인 나이트클럽은 2곳이 문을 닫았지만 그곳에서 일하던 ‘베테랑 삐끼’들이 유흥주점 등으로 옮겨 여전히 호객을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종로구 관철동 전경 /서울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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