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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변하지 않는 민주당

25일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뽑았던 잠실실내체육관. 천정배ㆍ박영선ㆍ추미애ㆍ신계륜 네 후보의 지지자들은 열띤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범야권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점은 못내 아쉬웠다. 민주당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단일화 경선에서 박 변호사를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을 이길 수 있는 재야ㆍ정치ㆍ행정 경력을 갖췄다"(신계륜 후보), "민주당 옷을 입은 게 죄인가. 시민운동만 폼 나는가."(천정배 후보) 하지만 연설 속에 왜 박 변호사가 주목 받는지에 대한 성찰, 어떻게 그 열망을 흡수해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단순히 민주당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선언은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후보를 제쳐놓고 수권정당이 후보를 밖에서 빌려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추미애 후보)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박 변호사가 두각을 나타냈을 때부터 성찰했어야 했다. 위기인 줄 알면서도 변하지 않는 데서도 정당정치의 위기는 나타난다. 경선장 주변에서는 "몇 번 찍어야 돼?" , "무조건 *번 찍어" 하는 수군거림이 들렸다. 지역위원회별로 마련한 버스에서 내리면서 주고 받은 말이다. 지역별로 조직을 동원하던 과거 관행에서 이번에도 자유롭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원들은 지역별로 모여서 식사를 하고 모여서 이동했다. 자발적 참여라고 보기 다소 어색하다. 그리고 여전히 경선장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적지 않았다. 경선의 절반인 당원 대상 여론조사의 참여가 어땠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장투표에서 젊은 층의 참여는 턱없이 부족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기존 정당이 젊은 층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서 지지가 많은 야당이 이 정도라면 여당인 한나라당은 더 볼 것도 없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의 흥행을 가리켜 '정당정치의 부활'이라고 하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과연 그럴까. 기자가 보기에는 이런 정당정치라면 잘 봐줘도 고작 중환자실을 벗어나 일반병실로 옮긴 환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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