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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하나지주, 외환銀 M&A 겨냥한 포석?

■ 하나銀 희망퇴직 실시 왜<br>인력구조 선순환 내세우지만 사전 군살빼기에 무게<br>인수 확정후 외환은행으로 명예퇴직 이어질지 주목


희망퇴직 조치는 일반적으로 은행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거나 인력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실시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기고 있다. 하나은행이 최근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나섰고 지난 22일로 예정됐던 접수 마감을 사흘 연장하면서까지 접수를 받기로 했다. 접수를 연장하는 것은 근무 연수가 오래된 사람에게는 심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는 터. 자타가 공인하는 우량 은행인 하나가 이처럼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나선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은행은 2009년 300여명가량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하나 측은 겉으로 내세운 공식입장은 "인력구조의 선순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장기근속ㆍ고직급자들의 퇴직을 유도해 인사적체를 해소함으로써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연령층을 전진배치하고 신규채용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분석은 다르다. 외환은행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의 인력운용을 고려한 희망퇴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법원판결이 다음달로 임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더욱 설득력을 갖게 한다. 현재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법정구속된 상태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론스타는 양벌규정에 따라 외환은행의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하게 되고 10%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강제매각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법원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팔라고는 규정하기 않기 때문에 론스타는 하나금융에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 당국이 징벌적 매각에 무게를 둬 지분매각 상대나 방식을 따로 규정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가 당초 예상보다 한참 미뤄졌기 때문에 하나금융은 인수 직후부터 시너지가 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인수가 지연되면서 입었던 손실을 만회하려면 사전에 다양한 정지작업을 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하나은행이 인수에 앞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만큼 추후 외환은행 인수를 확정한 후 하나는 물론 외환은행에서도 상당 규모 명예퇴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계열사의 투자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하나SK카드는 자체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던 중 외환은행 인수가 불거지자 투자를 전면 보류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외환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망을 사용할 수 있어 중복투자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가 지연되면서 하나SK카드는 지난 1ㆍ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2ㆍ4분기 들어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네트워크망 구축이 미뤄지다 보니 사업확장 속도가 더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희망퇴직이 인수 성사가 임박한 시점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게 사실"이라며 "인수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몸을 만들어 인수 후 인력운용은 물론 조직과 시스템 개편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나 계열사 식구들로서는 외환은행 인수가 이래저래 피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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