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외국인 순매도가 25거래일째 이어지며 사상 최장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지난 2005년 10월 24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최장 기록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또 코스피200지수선물을 1만6,304계약 순매도해 사상 최대 일일 매도 계약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1조6,244억원으로 지난해 11월9일(1조7,264억원) 이후 사상 두 번째 매도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으나 개인의 대규모 매수와 장 후반 기관의 매수 동참으로 코스피지수가 2% 가까이 반등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가 줄어들 이유를 찾기 힘들어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매도세 진정 기미가 없다=옵션만기일 전 다소 주춤하는 듯했던 외국인 매도는 11일 폭이 다시 확대됐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09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코스닥에서도 10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 배경은 ▦인플레 우려 ▦미 신용위기 지속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 불안 등으로 이머징마켓의 주식 비중 축소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내적으로 환율 불안이 커진 점도 외국인이 셀코리아 이유로 추가됐다. 주영근 삼성증권 해외주식파트장은 “정부의 강력한 환 개입으로 환율 변동폭이 커진 점도 한국 주식에 대한 불안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라며 “게다가 외국인들이 선호했던 수출주도 원화강세로 더 이상 매력을 잃어 살 만한 종목이 없다는 점도 좀처럼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기 힘든 배경”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한국이 편입된 펀드의 순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닷컴이 집계한 한국 관련 4대 펀드군에서 5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다. ◇외국인 대규모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물 쏟아져=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지수선물을 사상 최대로 순매도했다. 최근 5일 동안에만 2만1,000계약을 사던 외국인들이 단 하루 만에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모 증권사의 파생 애널리스트는 “이날 외국인 선물매도는 그동안 신규 매수했던 부분을 환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방향성 매매라기보다 옵션 만기일 대규모 비차익 매수와 관련된 헤지 물량이 풀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회적인 매도라 하더라도 그동안 쌓여왔던 매수차익잔액이 워낙 많다는 점이다. 조금만 선물 매도 포지션이 우위를 차지해 베이시스가 악화되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400포인트가량 빠진 시점에서 100~150포인트 오르는 단기 반등은 가능하다”며 “그러나 거시경제 변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받쳐줄 개인과 기관의 매수 여력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