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직자 자녀들을 돕고 싶었어요." 이번주 말 평택을 찾아 쌍용차 해직자 자녀 60명을 만나기로 한 가수 박혜경(사진)씨는 최근 뜻이 맞는 이들과 모여 행사계획을 짜느라 쉴 틈이 없다. 박씨가 트위터에서 알게 된 지인들과 꾸린 모임 '레몬트리 공작단' 회원은 26일 평택시청에서 해직자 자녀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공연과 만남의 시간 등을 갖기로 했다. 박씨에게 평택 방문을 제안한 심리학자 정혜신씨도 이날 해직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과 치료 활동을 벌인다. 이날 카페에 모인 이들은 10여명이지만 '공작단' 전체 회원이 400명 가까이 되는데다 다들 관심도 커 실제 참여인원은 훨씬 많아질 분위기다. 차량과 식재료 등 필요물품은 회원들이 직접 마련하기로 했다. 박씨는 "이번 행사는 공작단이 해직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작일 뿐"이라며 "회원 가운데 아이들에게 공부나 미용기술 등을 가르쳐주겠다는 이들도 많아 각자 재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부터 쌍용차 사태에 줄곧 관심을 갖던 박씨가 직접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파업 이후 무급휴직 중이던 한 조합원이 지난 2월 집에서 돌연사한 사건이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이 조합원 아내가 남편의 정리해고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슬하에는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있었다. 트위터에서 이 소식을 들은 박씨는 숨진 조합원 자녀의 멘토(조언자)를 자청하고 아이들을 만났다. 1997년 록밴드 '더더' 보컬로 음악생활을 본격 시작한 박씨는 1999년부터 솔로로 활동하면서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고백' '레몬트리' 등의 노래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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