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 임원과 친인척 등이 최근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과정에서 주식을 팔아 투자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최대주주 등이 자기주식을 취득해 주가 부양에 나서도 모자란 마당에 이들이 오히려 주식을 장내 매도하자 “주주를 외면한 잇속 챙기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승필 유유제약 회장의 둘째 아들인 유경수 씨는 지난 10일과 11일 우선주인 유유제약2우B 1만8,500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 우선주는 현재 투자경고종목에 꼽힌 종목으로 지난 7월 중순(7월 19일 종가 6,070원)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치솟은 상태다. 조선내화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김율 씨도 지난 7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4,719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조선내화는 지난 4일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지난 6월 중순부터 상승 곡선을 그린 바 있다. 이외에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장녀인 최진선 씨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보유주식 20만2,974주 전량을 장내에서 매도했고,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친인척인 이관무씨는 5일과 8일 총 1,000주, 국제약품공업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남태훈 씨도 10일 보유주식 568주 가운데 단 8주를 제외한 전량을 장내 팔아 치웠다. 기업 임원들도 보유주식 팔아 치우기에 합류하고 있다. 대한제당 계열사 임원인 홍인성 씨는 7월 29일부터 이 달 3일까지 보유주식 2만6,212주 전량을 장내에서 팔았다. 또 올 들어 주가가 3만원에서 4만원까지 치솟은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우, 회사 임원인 염종섭 씨가 보유주식 551주 중 200주를 10일 팔았으며, 도화엔지니어링 계열사 임원 역시 지난 10일 2,690주를 내던졌다. 증시 내부에서는 임원과 친인척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이 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업의 경영이나 최대주주와 혈연 관계에 있는 이들이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게 경영부진이나 내부정보 이용 등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 급락기를 틈타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측면에서 “주가관리는 내팽개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임원과 친인척 등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장내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이유와 상관없이 해당 종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증시가 크게 흔들린 시점에서 차익을 실현했다는 점 만으로도 기존 주주들의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최근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대부분 상장사 최대주주 등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등 주가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개인 재산이란 측면에서 주식을 팔 수는 있지만 현재 자신의 위치와 시기 면에서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