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계에 따르면 STX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STX조선 추가지원 방안을 7개 채권은행에 알렸다. 채권단은 산은을 비롯해 수출입은행·정책금융공사·무역보험공사 등 국책금융기관과 우리·농협·신한·외환은행 등 시중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산은은 선박제작 자금 1,300억원과 선박 추가 수주에 필요한 2억7,000만달러의 RG를 긴급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채권단에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STX조선은 배를 만들 돈이 바닥났다며 4,000억원가량의 현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산은이 지원 타당성을 검토했고 현금 지원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이는 대신 RG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 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으로 선박 수주시 꼭 필요하다. 산은은 STX조선이 저가 수주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RG 규모를 늘려주면 STX조선의 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G는 보증 성격이라 대규모 돈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 부담도 덜하다.
하지만 일부 채권은행들은 RG 확대보다는 당장 배 만들 돈이 없는 만큼 현금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 6월 중순 전까지 STX조선의 가장 큰 문제는 조업 정상화"라면서 "RG를 통한 추가 선박 수주도 중요하지만 당장 배 만들 돈이 없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주 중 채권단회의를 한 차례 더 열어 최종 지원규모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한편 STX조선 사내협력업체 대표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STX조선의 운영자금이 부족해 기자재 대금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채권단 측에서 정상 조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