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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부시 후보의 냉전주의

두달 전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감으로 유력한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세계정세에 무지해서 크게 망신을 당한 일이 있다. 10월 중순 부시 후보는 미국 보스턴 지역방송(WHDH-TV)에 나가 앤디 힐러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인도 총리 이름을 댈 수 있는가』『노…』부시의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였다. 이어 파키스탄과 체첸의 정치 수반 이름을 묻는 질문이 나왔으나 대답은 번번이 『모르겠다』였다. 『그러면 대만 총통이 누구냐』고 물으니 겨우 『리…』하고 리덩후이(李登輝)의 성만 자신없이 댈 뿐이었다. 부시가 약이올라 힐러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런 당신은 멕시코 외무장관 이름을 아는가』 힐러 기자의 대답은 간단했다.『그야 나는 후보가 아니니까 알 필요가 없지』 부시가 낭패한 이 장면은 위성전파를 타고 한국 텔레비전에도 나왔다. 부시는 이 일이 있고 한달여 만에 집권하면 펼치겠다는 외교정책의 윤곽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이 21세기에도 경제적으로 자유무역주의를, 외교적으로 개입주의를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강대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은 경쟁자이지 전략적 동반자가 아니라고 보았다. 러시아 역시 여전히 미국 못지않은 핵 강대국이라는 것이 부시의 인식이다. 이처럼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최대의 위협국」으로 간주하는 「냉전식 외교정책 답안지」를 쓰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 교수인 흑인여성 콘돌리자 라이스는 부시 외교정책의 1급 보좌관이다. 그런 그가 최근 기고문에서 『부시가 당선되면 북한에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하여 냉전적 정책기조를 대변했다. 부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력한 미국의 힘을 신봉하는「미국주의」를 강조하는 게 분명하다. 미국식 사고와 미국식 자본주의가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 유통망」을 통해 세계화하도록 만들어서 1국체제를 굳히려고 의도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 두 대국은 2000년을 맞으며 「반미전선」을 형성할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12월 초 북경에서 만나 미국의 신간섭주의와 독주를 비판하며 국제질서의 다변화를 강조하고 나왔다. 모두 한반도 주변정세와 관련해서 주시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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