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행할 금리인하 폭이 얼마일지에 뉴욕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의 페드워처(FRB 전문가)들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들어 세 번째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데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관심의 초점은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인지, 0.5%포인트인지에 쏠려 있다. 뉴욕 금융시장은 0.5%포인트의 과감한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말을 고비로 이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FRB의 경기 판단에 중요한 잣대가 되는 고용지표가 아직 위험수준에 이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미국의 일자리는 9만4,000개가 늘어나 10월의 17만개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도 전월과 같은 4.7%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지난주 말 연방선물금리는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한 반면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50%에서 40%로 낮아졌다. 데이브드 글린로우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양호한 고용지표로 FRB가 과감한 금리인하를 주저할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다만 재할인율 0.5%포인트 인하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심지어 재할인율 창구 이용이 저조한 것을 감안해 아예 0.75%포인트 인하해 이번에 4.25%로 내려가는 기준금리와 일치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기관들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면서도 ‘유동성 위기설’ 부담으로 재할인율 창구 이용을 주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FRB가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면 내년에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10월 말 두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없다’는 종전 메시지를 삭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FRB가 “두 번에 걸친 금리인하로 경기하강과 물가상승 압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한 종전 대목을 없애는 대신 “앞으로 경기하강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는 의미다. 이 경우 내년 1월과 3월, 4월에 열리는 FOMC에서 최소한 한 차례 이상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년 중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을 종전 4%에서 3%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수정했고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도 3%대였던 종전 전망치를 3% 미만으로 더 내렸다.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12월의 소폭 인하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할 것이라면 좀 더 과감한 인하가 더 낫다는 분석이다. FRB는 9월 예상을 뛰어넘는 0.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이유로 ‘경기침체 선제적 방어론’을 내세운 바 있다. 짐 글래스먼 JP모건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당장의 경제지표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신용시장의 시스템이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포인트씩 인하하지 않으면 정책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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