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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분석] 후보들 탈세.병역기피... 유권자 외면
입력2000-04-14 00:00:00
수정
2000.04.14 00:00:00
송영규 기자
새천년을 맞아 처음 치뤄진 16대 총선에서 국민들의 참여율이 56.4%(잠정집계)로 겨우 과반수를 넘었다.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냉소와 질책의 강도가 얼마나 거센지를 느끼게 한다.총선 투표율은 12대(85년) 84.6%, 13대(88년) 75.8%, 14대(92년) 71.9%로 계속 낮아지다 15대(96년)에서 60%대(63.9%)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50%대로 추락했다.
선거 전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등으로 투표율이 15대 총선과 별로 차이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있었으나 여지없이 빗나갔다.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전략지역으로 여야의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조차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이같은 투표율 저조는 정치권이 당리당략 등 정쟁을 일삼아 정치적 냉소주의가 퍼지면서 유권자들의 탈정치화를 부채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납세·병역·전과 공개 등 후보검증으로 후보들의 탈세 및 병역기피 의혹 등 추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역설적으로 유권자들의 불신이 가중된 것도 투표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의 투표참여 캠페인에도 불구,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서 표로 심판하자는 생각보다는 아예 투표장 행(行)을 포기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 유권자 3,348만2,387명 중 25.0%(838만2,411명)를 차지하는 20대가 과반수 이상 투표장을 외면한 것도 투표율 최저 기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총선의 연령별 유권자는 20·30대가 각각 25%·26.4%, 40대 20.4%, 50대 13.1%, 60대 이상 15.1%로 투표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저조했다.
민주당이 주요 지지층인 20~30대의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완승을 거둔 것은 후보검증으로 총선이 인물위주 대결로 흘렀고 막판 남북정상회담 합의소식으로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중앙선관위가 지난 15대 총선 직후 유권자 5%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유권자는 전체의 28.8%를 차지하고 있으나 투표율은 44%로 가장 낮았다. 30대도 유권자의 27.4%를 차지하고 있으나 평균 투표율 63.9%보다 낮은 62.8%의 투표율에 그쳤다.
이에 비해 40대 이상의 유권자는 전체의 44.2%(40대 18%, 50대 12.7%, 60대 이상 13.5%)를 차지하고 있으며 투표율은 76.7%를 나타내 연령층이 높을수록 투표 참여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97년 대선 투표율 분석에서도 20대 68.2%, 30대 82.8%, 40대 이상이 86.5%로 조사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 하락을 시대적 추세로 본다 하더라도 신성한 한표행사는 권리이자 의무』라며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는 정치권이나 쉽게 권리를 포기하는 유권자나 모두 각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송영규기자SKONG@SED.CO.KR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4/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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