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평균 물가상승률이 3% 중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가 3% 중반을 넘나들 것이라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과는 다소 시각차가 있다. 22일 각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민간연구소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2.8%로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 전망을 내놓았다. LG경제연구소도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3% 내외에서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연구소는 상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서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높은 3% 중반대의 상승률을 제시했다. 이들 연구소가 다른 기관에 비해 물가 걱정을 덜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ㆍ공급 안정으로 물가상승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둔화로 수요 요인이 정부의 예상보다 줄기 때문이다. 연구소들은 올해 약 6%에 달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에는 4% 안팎으로 크게 둔화되며 수요증가에 따른 물가상승률 압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4% 내외에 그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수요 규모에 비해 공급능력이 더 크게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갭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돼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이 불안한 상황이지만 이 부분은 원화강세로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연구원은 환율이 10% 하락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4%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는 데 반해 유가가 10% 오르면 물가상승률을 약 0.1% 포인트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007년 하반기와 2008년 상반기에는 유가가 급등할 때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그러나 올해는 원ㆍ달러 환율이 연평균 1,100을 하회하면서 원화강세가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공요금 인상도 상반기에 일회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연평균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소들은 시중에 풀린 막대한 부동자금이 쏠림현상을 나타내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임희정 박사는 "물가상승 압력이 있지만 이는 경제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유동성이 부동산 등과 같은 고수익 투자처로 쏠릴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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