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신업체들의 유선사업이 4년만에 뒷걸음질친 가운데 인터넷TV(IPTV)부문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통사들이 초고속망 인프라와 IPTV 플랫폼 위에 어떤 차별화된 콘텐츠를 얹느냐에 따라 유선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료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유선사업 매출은 11조9,150억원으로 2011년의 12조1,680억원에 비해 2,540억원(2.1%)가 줄었다.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유선서비스 중에서도 사업별로 매출이 크게 엇갈렸다. IPTV 매출은 지난해 1조4,080억원으로 2011년 1조400억원에 비해 3,670억원(35.3%)나 증가했다. 반면 인터넷 전화를 포함한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각각 4,610억원(8.9%), 2,180억원(6.0%) 줄면서 유선사업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전화매출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결합상품 판매로 감소 폭이 컸다.
유선사업은 1999년 초고속인터넷의 등장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005년 이후 정체됐다. 그러다 2008년 IPTV가 시작되고 3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넘기는 등 급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동력을 잃은 유선사업 전체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체별로는 상황이 다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2조1,300억원 매출로 전년에 비해 1,170억원(5.8%)성장했다. IPTV 매출이 44.7%나 늘면서 초고속인터넷 매출 감소를 만회했다. 반면 KT는 IPTV 매출이 34.1%나 증가했지만, 유선전화가 11.3%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3,070억원(4.0%)가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조4,050억원 매출을 기록해 640억원(2.6%)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유선사업의 지속적인 매출증가는 IPTV의 성장 여부와 CCTV 등 신사업 발굴에 달렸다고 말한다. 한 통신전문가는 "초고속인터넷망등 인프라와 IPTV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놓은 만큼 앞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까지는 속도와 기술, 가격으로 경쟁했지만, 앞으로는 누가 상상력을 뛰어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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