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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vs 국가대표' 뚜껑 열어보니…

해운대, CG논란과 유명배우로 인지도 높여… 300만 눈앞<br>국가대표, 실감나는 스키점프 장면 호평불구 첫 날 9만여명 그쳐

영화 해운대중 한장면

한국형 블록버스터 두 편의 맞대결이 해운대의 압승으로 시작됐다. 22일 개봉한 ‘해운대’가 9일만에 300만명 고지를 눈앞에 두고있는 가운데 29일 개봉한 흥행 감독 김용화의 야심작‘국가대표’는 전국 582개 스크린에서 첫 날 관객 9만 7324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30일 기준)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해운대는 국가대표의 세 배 수준인 29만여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각각 총 제작비 160억, 11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관계자들은 작품을 단순 비교한 결과가 아니라 마케팅·배급력·배우인지도·화제성 등 작품을 둘러싼 흥행조건이 국가대표보다 해운대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국 600여개 상영관에서 동시 개봉한 해운대는 입소문이 퍼지며 개봉관이 확대돼 현재 전국 800여개(30일 기준)스크린에서 상영중이다. 한편, 국가대표는 현재 전국 스크린 500여개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국가대표는 첫 주 성적에 따라 개봉관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1주일 이라는 개봉간격으로 인해 해운대의 스크린 수를 따라잡기 어려워 보인다. 배우들의 인지도 면에서도 해운대가 국가대표를 압도한다. 해운대에선 설경구, 하지원, 엄정화, 박중훈 등이 포스터를 꽉 채우고 있다. 영화배우 박중훈의 첫 조연작이라는 점이 화제가 됐을 정도로 초호화캐스팅을 자랑한다. 이에 반해 국가대표에는 하정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연에 불과해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도 열세라는 평가다. 영화 자체의 화제성과 타깃 관객층도 해운대가 흥행에 더 유리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재난영화라는 타이틀과 ‘쓰나미’라는 소재에 CG논란까지, 해운대는 개봉과정에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영화 속 이야기도 10대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겨냥하고 있다. 반면, 국가대표는 스키점프라는 소재자체가 생소하고, CG논란이 일지 않아 오히려 화제성 면에서 불리했다. 한마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 게다가 스포츠영화에 선입견을 갖고 있는 국내 관객들의 ‘색안경’까지 더하면 관객층은 더 협소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뒷심을 발휘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2006년 개봉했던 ‘미녀는 괴로워’의 경우도 개봉 직전까지는 크게 히트할 것이라고 예상되지 못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연출이 대중에게 어필하며 그 해 최고의 흥행영화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일각에선 작품자체에 대해 해운대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선 생소했던 스키점프를 다룬 감독의 연출 솜씨와 CG 기술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해운대가 CG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특히 ‘캠캣(CamCat)’ 카메라를 활용한 점프 장면들은 스포츠 중계화면과 다를 바 없었던 여타 스포츠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점프대를 따라 설치된 와이어에 카메라를 매달아 선수와 같은 속도 (시속 90∼100km)로 이동하며 촬영된 장면은 관객이 마치 스키점프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선수들이 좌충우돌하며 스키점프를 배워가는 장면도 흥미롭게 전개되고 캐릭터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물론 몇몇 작위적인 설정들만 빼면 해운대의 스토리텔링에 비해 이야기가 훨씬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두 작품 모두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같은 시기에 개봉한 만큼 서로 정면 승부를 하고있다”며 “국가대표가 좋은 작품인 것만은 틀림 없지만 개봉 첫날 분위기를 봐선 국가대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운대의 쓰나미를 잠재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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