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뚝심으로 일궈낸 농심 50주년] 신춘호의 '식품보국' 한길… 라면·스낵 이어 생수왕국 노린다

공장서 숙식하며 개발한 새우깡…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한 신라면

혁신으로 50년 국내시장 선도

20조 규모 중국 생수시장 정면 공략… "백산수로 글로벌 100년기업 도약"






"우리는 1970년대 초 사활의 기로에서 '짜장면' '소고기라면' '새우깡' 등 고정관념을 깬 신제품으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이어온 혁신 본능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백산수'를 통해 글로벌 농심, 100년 농심을 이룩해 나갑시다."

17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농심 창립 50주년' 기념식은 의외로 조촐했다. 연단에 나선 신춘호 회장(사진)은 담담한 목소리로 축사를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신 회장이 지난날을 소회하며 감정에 북받치다 농심의 100년 역사를 다짐하자 200여명의 임직원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지금껏 그랬듯이 곁눈질하지 않고 '식품보국'에만 전념하겠다는 신 회장의 차분하지만 강한 일성에 임직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농심의 새로운 비상을 꿈꿨다.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농심의 50년은 한마디로 도전과 혁신의 역사다. 직원수 9명의 중소기업에서 연매출 2조원의 글로벌 식품회사가 되기까지 농심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변신을 거듭했다. 모든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지만 반세기가 흐른 농심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100개국에 라면과 스낵을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K푸드 전진기지'로 자리잡았다.

1965년 롯데그룹에서 분리한 농심은 1970년대 초 존폐의 위기를 맞았다. 당시 라면시장은 닭고기 육수 제품이 주도했지만 농심은 주목을 끌지 못했다. 라면사업 철수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신 회장은 닭 대신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 '소고기라면'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소고기라면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시장 점유율은 10%대에서 22.7%로 껑충 뛰었고 경쟁사들도 앞다퉈 소고기 육수를 도입했다. 발상의 전환이 농심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확인한 신 회장은 또다시 혁신을 시도했다. 세계 최초 인스턴트 짜장라면인 '짜장면'과 국내 최초 스낵 '새우깡'을 연달아 내놓은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은 신 회장이 1년 가까이 공장에서 가마니를 깔고 자며 4.5톤 트럭 80대 분의 밀가루를 사용한 끝에 개발한 제품"이라며 "새우깡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이 감자깡, 고구마깡, 인디안밥, 바나나킥, 꿀꽈배기 등을 출시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단일 제품으로만 연매출 7,000억원에 달하는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신라면'도 신 회장의 뚝심에서 탄생했다. 1986년 라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신라면 시제품을 맛보던 신 회장은 "매운맛이 너무 강해서 상품화가 어려울 것 같다"는 개발팀의 우려에 "신라면의 독특한 매운맛이야말로 천편일률적인 라면시장에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제품 출시를 밀어붙였다.

신 회장이 제품명과 포장 디자인까지 일일이 챙긴 신라면은 출시 3개월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판매량은 240억개에 이른다.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08바퀴 감쌀 수 있는 물량이다. 올 초 라면시장에 프리미엄 짜장면 열풍을 불러온 '짜왕' 역시 1등에 안주하면 미래가 없다는 신 회장의 주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짜파게티'를 넘어서는 신제품을 어떻게든 개발해내는 도전과 열정의 정신이 농심 50년의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농심은 올해 해외매출 목표를 사상 최대인 6억5,000만달러로 잡았다. 첫 수출에 나선 1976년 26만달러보다 2,000배 늘어난 규모다. 향후 50년을 위한 전략 사업으로는 라면, 스낵에 이어 생수를 정했다. '삼다수'를 1위 브랜드로 키워냈던 저력을 바탕으로 '백산수'를 통해 글로벌 생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에는 중국 옌볜에 2,000억원을 투자한 백산수 신공장도 문을 연다. 농심은 백산수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70%를 중국 현지에 판매해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중국 생수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박준 농심 사장은 "라면과 스낵으로 시작했던 농심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생수로 사업영역을 넓혀 진정한 글로벌 식음료기업으로 변신할 채비를 마쳤다"며 "앞으로도 농심은 우리 국민에게 건강과 행복을 전해주는 기업으로서의 소명과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