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주미대사는 사의 배경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어떻게 해서든지 한미 FTA는 꽃을 피워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한 대사는 16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한 대사는 우선 갑작스러운 사의에 대해 "주미대사로 부임한 지 3년이 되지 않았느냐. 그만둘 때가 됐다. 적절한 때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이유는 없으며 특별하게 해석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발효를 앞두고 그만둔 것에 대해서도 한 대사는 "발효 문제는 비준처럼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양극 간 본부에서 직접 얘기하면 된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현재 민주당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완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미 FTA는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렇게 과격하게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한미 FTA에 대한 민주당의 모습은 "절대 합리적인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미 FTA는 앞으로도 잘 키워야 하고 그것이 일자리 만들기는 물론 국민의 행복을 높이는 길"이라고 굳은 신념을 드러냈다.
한 대사는 참여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부총리에 이어 총리 등을 지내면서 한미 FTA 협상을 사실상 총괄 지휘했다.
일각에서 사공일 무역협회장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질 받은 것이 없다"면서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보자"고 말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았다.
아울러 자신의 후임으로 사공 회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한 대사는 마지막으로 "한미 FTA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꽃을 피워야 한다"고 재차 당부한 뒤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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