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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앤화 절상 가시화] 국제금융ㆍ실물경제 지각변동 예고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그 동안 국제 금융시장의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했던 위앤화 절상 전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세계경제가 지각변동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94년 이후 빗장을 걸어 잠갔던 위앤화 환율시스템의 변동은 국제 외환시장의 메커니즘을 바꾸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을 넘어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 등 실물경제의 새 판 짜기와 국제자본 흐름의 급격한 재편을 불러오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은 이달초 G7(선진 7개국) 회담에서 중국의 고정환율 정책이 참가국들의 타깃이 된 이후 특히 빠르게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선진국, 위앤화 절상으로 자국경기 지핀다=위앤화 절상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장 큰 곳은 단연 미국. 위앤화 환율이 달러화에 연동돼 있어 절상에 따른 무역이익 혜택이 직접적이다. 특히 올 대선을 앞두고 중국산 저가제품의 피해자인 업계를 의식해야 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선 대중 무역역조 개선과 이에 따른 고용창출 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1,2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11일 일본 방문 기간 “중국의 환율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목청을 돋운 것도 사안의 급박성을 말해준다. 일본도 위앤화 절상을 지난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장기불황, 특히 디플레 탈출을 위한 지렛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위앤화 절상으로 대중 수입단가가 높아지면 물가 상승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에 시달리는 유럽연합(EU)은 돌파구로 수출경기 부양에 전력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위앤화 절상을 통해 고평가된 유로화를 어떻게 든 조정해야 하는 처지다. ◇중국, 위앤화 절상으로 경기과열 사전 차단=금융시장 안정과 수출 드라이브를 위해 중국정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위앤화 절상설이 나올 때마다 강력 부인해왔다. 그러나 달러수급 불균형과 통상압력 외에 과도한 통화팽창 등 과열 경기를 선제적으로 냉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위앤화 절상 필요성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실질 성장률은 9.1%로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는 데다 총통화(M2)증가율은 무려 19.6%에 달했다. 인플레 압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특히 막대한 건설수요와 맞물려 부동산부문에선 거품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지금까지 위앤화 절상 이유가 외부에 있었지만 이젠 중국 내부 상황이 더 큰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자본흐름 왜곡ㆍ국제금융시장 혼란 우려도=위앤화 변동 확대로 중국을 상대로 한 해외 투기자금 유출입이 급격히 진행되는 등 글로벌 자본 흐름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가뜩이나 허약한 중국 금융시스템, 나아가 달러 폭락 등 국제외환시장을 교란시키고 이는 중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도 러시를 촉발시켜 미 금융시장을 공황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중국이 자유변동환율제로 전환했을 때의 상황으로 실제 중국 당국은 변동폭을 소폭 내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 기고 김창록(국제금융센터 소장) 위앤화 절상 카운트다운 한국경제 영향과 대응책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 위앤화 절상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느낌이다. 그 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위앤화 절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발등의 불로 다가서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금까지 처럼 거듭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 최근 시장에서는 위앤화 평가절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근 위앤화는 역외선물환시장(1년만기)에서 미 달러화에 대해 약 4.53∼4.89% 절상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1년내 약 5%의 위앤화 평가절상이 있을 것을 전제로 거래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은 최근 “중국이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로의 변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함으로써 평가절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10일 2004년도 금융공작회의에서 위앤화가 5% 평가 절상될 것이라는 국내 언론의 보도는 부인하면서도 `환율의 안정`과 `환율 결정 방식의 점진적 개선`을 언급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식적인 제도변화가 이처럼 내부조율과 상당한 뜸을 들여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들어 조만간 위앤화 환율제도에 모종의 변화가 임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앤화 평가절상이 임박해짐에 따라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위앤화가 평가 절상될 경우 우리 수출은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앤화 절상은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국제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출을 증가시키는 효과(가격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입 감소로 인해 우리 제품의 대중국 수출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소득효과). 특히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과 한중간 산업의 보완관계를 감안하면 위앤화 5% 절상으로 인한 한국의 수출 증가는 연간 10억 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둘째, 위앤화 평가절상에 따른 신규 투자비의 상승은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중국의 저임금을 대체할만한 나라가 많지 않은데다 세계 최대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가 지속될 것임을 감안하면 외국인투자의 둔화세는 오랜 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위앤화 평가절상 압력이 지속되던 작년에도 중국의 계약액 기준 FDI 규모가 전년대비 39% 증가한 1,150억 달러에 달했다. 셋째, 우리 전체 수입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12%를 넘고 있어 농산품, 섬유, 원자재 등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이 위앤화 평가절상으로 인해 상승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의 비중이 갈수록 급증, 국내 물가에 미치는 파장 또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앤화의 평가절상은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사전 대비책이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계약 및 집행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의 수출 및 성장 둔화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염두에 두는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둔화에 따른 수출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 기업들이 환율 및 대외환경에 가급적 영향을 받지 않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물가불안을 최소화하도록 중국산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국내 기초 생필품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내부 정책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중국 정보 네트웍을 강화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 평가절상 어떻게 변동폭 확대방식 우선적용후에 바스켓 거쳐 변동환율제로 갈듯 중국의 위앤화 평가 절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평가 절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변동 폭 확대 방식으로 위앤화가 절상돼, 올해 내 위앤화 가치는 현재의 달러 당 8.27위앤에서 7.83위앤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절상 압력 요인이 절상 방식 결정= 위앤화 평가 절상 필요성은 크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위앤화 저평가로 피해를 보고 있는 국가들의 평가 절상 압력, 그리고 평가 절상을 예측하며 몰려들고 있는 해외 자금으로 인한 중국 내 통화 정책의 어려움 등 크게 국내외 두 가지 측면에서 비롯된다. 여기다 추가로 고려돼야 할 것이 중국 내 현 경제 상황. 중국은 금융 당국에 의해 금리가 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말해 주 듯 현재 `시장의 자체 조정 능력`이 완전치 못한 상황이고, 수출은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에 주로 의존해있다. 결국 중국 입장에선 해외 국가들의 반발과 투기 자금 유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되 자국 금융시스템이 감내할 수 있고, 수출 경쟁력이 크게 위협 받지 않는 방식으로 위앤화 평가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변동 폭 확대→통화 바스켓→변동 환율제= 위앤화 절상은 크게 ▲변동 폭 확대 ▲통화바스켓 ▲변동 환율제 등 세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이 가운데 환율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자유 변동 환율제는 중국의 불안한 금융시스템, 위앤화 가치의 수직 상승에 따른 경제 불안 등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통화바스켓 제도는 현재 달러에만 묶여 있는 위앤화 가치를 복수 통화에 연계시키는 것으로, 통상 고정 환율제에서 자유 변동 환율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도입된다. 그러나 이 역시 환율 움직임이 불안해 질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현행 페그제를 유지하면서 일단 현재 0.3%에 불과한 변동 폭만을 확대한 후 통화바스켓 제도와 변동 환율제로 점차 이행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환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위앤화 절상 압력에도 대처하게 되는 장점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변동 폭.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안에 변동 폭을 최고 상하 5%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현재 달러 당 8.27인 위앤화는 7.83위앤까지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홍콩 외환시장에선 현재 위앤화 1년 만기 선물이 이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반기 변동 폭 확대를 단행할 경우 그 수준은 일단 2.5% 정도가 예상된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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