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대기업, 신사업 진출 포기… 中企와 협력체제 구축 "함께 위기 넘기자" 상생 훈풍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고려아연은 지난 2007년부터 아연말분말 제조사업 진출 여부를 놓고 중소업계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아연괴를 독점 생산하는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페인트용 아연말시장에 뛰어들 경우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기 때문에 한마디로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소업계는 고려아연이 분말사업에까지 손을 댄다면 원자재 조달이나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져 고사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우여곡절 끝에 최근 중소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앞으로 3년간 분말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의 절박한 처지를 나 몰라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대기업들이 추진해오던 신사업을 아예 포기하거나 중소업계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상생의 지혜를 발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대기업의 ‘아름다운 양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오던 커피음료의 알루미늄캔을 자체 생산으로 바꾸려다 중소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의 OEM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롯데칠성의 한 관계자는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450억원을 들여 캔 생산라인을 만들려고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수립했지만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해 중소 협력업체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고 OEM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이자 가구 유통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IMK)도 중소업계와의 ‘협업’에서 상생의 길을 찾아냈다. IMK는 중소 가구업체로 구성된 가구연합회 조합원과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고 원ㆍ부자재도 공동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IMK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 디자인이나 물류 시스템 등 IMK가 구축한 인프라도 과감히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생의 훈풍은 중기영역 침범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어온 한솔이나 제일모직ㆍ한국타이어 등 다른 대기업의 사업영역 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일모직은 맞춤양복시장, 한솔 계열사인 한솔PNS는 패키징산업,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재생타이어 진출 문제를 둘러싸고 중소기업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의 특정 사업 진출이 중소기업 경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경우 대기업의 사업개시 일정을 연기하거나 생산시설ㆍ품목 축소를 권고할 수 있도록 사업조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이 다시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와 관련,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는 유일한 제도장치인 사업조정제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총제 폐지로 사업확장의 길이 트인 대기업이 신규시장 창출보다 중소기업이 애써 형성한 틈새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상생협력이 지속되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과 중소기업 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대기업의 자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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