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성남에서 광주를 잇는 경충대로를 따라 17㎞ 남짓 달려 도착한 섬김과나눔 공장에서는 진한 고깃국 냄새와 열기가 배어 나왔다. 이곳 200평 규모 공장에선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국밥 기준으로 1만여 그릇이 반제품 상태로 조리돼 수도권 각지 국밥 전문점 '더(the) 진국'으로 보내진다.
"천연재료 20여 가지를 가마솥에서 24시간 우려낸 육수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식품업계에서도 제조공법 특허를 받은 업체는 거의 없죠"
투명 비닐에 담긴 육수를 보여주는 손석우(39·사진) 섬김과나눔 사장의 얼굴은 자부심으로 빛났다. 손 사장은 "스물 여덟살 때부터 요식업계에 뛰어들어 6년간 다섯차례 간판을 내려봤다"며 "조리 능력이 없는 창업자는 요리사에게 휘둘리게 되고 결국 사업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더 진국'은 중앙조리시스템(central kitchen system·CKS)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CKS시스템은 본사에서 제품 생산과 물류, 가맹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가맹점에서는 반제품 상태의 음식을 데우고 양념을 얹어 내놓기만 하면 되고 매출이 부진한 점포는 본사 담당자가 직접 파견돼 관리해주는 경영방식이다.
섬김과나눔F&B는 올해로 설립 4년차를 맞은 신생 식품회사다. 직영점 4곳을 포함, 수도권 각지에 약 30여 개 국밥 프랜차이즈 매장 '더 진국'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올렸다.
이 회사가 최근 3년간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배경에는 손 사장의 남다른 상생경영 노하우가 있다. 본사 마진율을 업계 평균보다 크게 낮춘 것. 현재 마진율은 약 4.5%. 2년전 가맹점주들과 공동으로 회계법인에 적정 단가 산출을 의뢰했고, 당시 산출한 단가보다 약 10%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손 사장은 "가맹점 평균 월 매출이 5,500만원에 달하고 일부 매장은 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며 "가맹점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줘야 브랜드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섬김과나눔F&B에도 창업 이후 수차례 위기가 있었다. 특히 창업 2년차인 2012년에는 통장잔고가 2,000만원으로 떨어질 정도로 당장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했다. 그때 도움을 받은 곳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손 사장은 "당시 청년전용창업자금이 신설되면서 8,000만원의 융자지원을 받게 됐는데 당시 2박3일간 받았던 창업교육은 지금까지도 회사가 도약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회상했다.
중진공과의 인연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자 공장을 이전하고 증설할 때 총 5억원의 추가 대출도 받았다. 중진공을 통해 소개받은 멘토들과의 관계도 사업을 꾸려나가는데 든든한 지원군이다.
손 사장은 "힘들거나 모르는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주위에 없는데 그때마다 중진공에서 맺어준 멘토들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 사장의 다음 목표는 더 진국을 전국구 식품 브랜드로 세우는 동시에 제2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 올해는 더 진국 점포를 60여개로 확대해 전국 주요 도시에 매장을 갖추고 매출도 100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달에는 천안, 다음달에는 부산에 새 점포가 마련된다.
내년에는 배달음식의 대명사인 중국음식의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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