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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18일] 산업경기, 윗목이 빠르게 식고있다

[기자의 눈/4월 18일] 산업경기, 윗목이 빠르게 식고있다 이연선 성장기업부 기자 bluedash@sed.co.kr 둑은 터진 자리가 또 터진다고 했던가. 봄을 맞는 중소기업들은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달아오르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썰렁하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상반기는 어떻게 버티더라도 하반기는 도저히 가늠조차 못하겠다는 탄식이 여기저기 흘러나온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최근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대기업보다 덩치가 작고 취약한 중소기업은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해 말 공장증설 계획을 잡아뒀던 경남 창원의 K사는 확보해둔 공장부지의 얼었던 땅이 다 녹았지만,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자재 값이 예상했던 것보다 30%나 올랐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착공할 엄두를 못 낸다. 유럽에서 기계 4대를 수입하려던 안산 반월공단의 한 제조업체는 지난달에 환율이 다락같이 오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중간 무역상에게 시기를 2개월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2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번 더 미뤄달라고 할까 고민이다. 아무리 봐도 올해 경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대외여건이 팍팍해지자 중소기업이 그나마 희망을 거는 것은 새 정부의 친 기업 정책. 그러나 ‘전봇대 뽑듯’ 시원하게 바뀔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와 관행은 한치도 변한 게 없다. 대박 상품을 개발해 각종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던 구로디지털단지의 중소전자업체 B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 사장은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매출계약서를 보여주며 매달려봤지만, 결국 필요한 만큼 빌리는 데 실패했다. 기보의 관료적인 태도는 새 정부에서나 옛 정부에서나 똑같았다. 실력 있는 기업은 은행이 직접 대출한다는 ‘온랜딩 방식’이 나오려면 그 전에 산업은행부터 팔아야 한다는데, B사장은 그 날까지 기다릴 형편이 못 된다. 산업경기의 윗목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냉랭한 윗목까지 덥힐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체력도, 인내심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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