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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홍상희의 예언

제1보(1∼10)



필자의 사무실에 자주 드나드는 후배들 가운데 1960년생 쥐띠4인방이 있다. 자주 드나드는 빈도수에 따라 소개하자면 박해진, 홍상희, 전문규, 성석제가 그들이다. 박해진은 시인이면서 문화재전문 사진가이고 홍상희는 바둑전문 리포터이고 전문규는 입시학원의 국어교사이고 성석제는 상당히 유명한 소설가이다. 바둑실력은 모두가 아마5단 수준으로 필자와 비슷한데 홍상희는 아마6단의 실력이 분명하다. 주량도 엇비슷한데 다만 홍상희는 어느 정도만 취하면 필름이 끊어지는 습성이 있는데다 아무나 붙잡고 싸우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종의 보호대상 인물로 취급된다. 바로 그 홍상희가 2005년 여름 필자의 사무실(지금은 인사동으로 옮겼지만 그때까지는 관철동이었음)에 들렸다. 잡담을 나누다가 송아지3총사(박영훈, 최철한, 원성진) 얘기가 나왔고 그 얘기 끝에 이들보다 더 어린 유망주로는 누가 있느냐는 데까지 화제를 삼게 되었는데 홍상희가 강동윤 얘기를 꺼냈다. "강동윤을 본 적 있으세요?"(홍상희) "있어. 아직 우유냄새가 나는 어린애 아닌가?"(필자) "그건 벌써 옛날이고 지금은 상당히 씩씩한 소년이 됐어요. 신예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어요." "호오. 얼굴은 일단 수재형이더군." "천재형이지요. 아마 이 애가 머잖아 큰일을 낼 겁니다." 그러면서 홍상희는 강동윤의 기보 하나를 바둑판 위에 놓아 보였다. 월간바둑지의 별책부록을 위하여 최근에 강동윤 본인으로부터 해설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오늘부터 소개하는 이 바둑이다. 흑7로 멀찍이 걸친 데는 이유가 있다. 참고도의 흑1로 걸치면 백은 2로 받게 되고 흑9까지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이 진행을 강동윤은 은근히 기대했다고 한다. "집으로 백이 유망한 진행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강동윤의 해설이었어요. 14세의 소년이지만 포석에 대한 주견이 분명하더라고요."(홍상희) "호오. 그으래?"(필자) 필자는 그때부터 강동윤의 실전보를 특별한 관심을 갖고 보고 시작했다. 홍상희의 예언은 빗나가지 않았다. 강동윤은 2009년에 후지쯔배를 차지하여 월드스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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