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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사옥은 바벨탑인가

「그룹사옥은 바벨탑인가.」대우그룹이 인천 송도 매립지에 102층 규모의 대단위 사옥건설 추진 중에 끝내 최악의 경영난에 빠져들자 기업들이 신사옥에 대한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대우는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과 동천동에 걸쳐 조성된 송도 매립지에 102층 신사옥 건설을 추진해왔다. 이곳은 약 100만평인 여의도의 4분의1이 넘는 28만6,000평에 달하는 방대한 부지. 대우는 송도 매립지 1단계 개발기간을 2000년~2011년까지로 잡고 우선 13만3,000평 부지에 102층 사옥을 지어 대우의 전계열사 사옥을 이곳에 모아놓고 배후지역에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 아파트 타운 등을 만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이를 위해 현재 해외 설계전문업체 네곳에 설계를 의뢰, 최종안 선별 작업까지 마친 상태다. 대우는 2단계로 나머지 대지에 영상 테마파크를 건설하고 인근 영종도 신공항과 연계된 개발사업도 전개한다는 계획을 가져왔지만 그룹이 위기를 맞았다. 이밖에도 신사옥을 건설 중이거나 완공 후, 또는 사옥의 유명세에 비례해 회사의 운명이 갈린 대표적인 사례는 대한생명과 국제상사. 여의도에 동양 최고 높이를 자랑해 온 63빌딩을 지어 사세를 자랑했던 최순영(崔淳永) 대한생명 회장이 최근 대규모 외화밀반출 혐의로 구속되는 비운을 맞으면서 일각에서는 63빌딩을 「바벨탑 사옥」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제상사도 서울 용산에 번듯한 그룹사옥을 지은 후 80년대 신군부에 의해 해체된 후 한일그룹으로 인수돼 운명을 달리했다. 내부의 첨단시설에 동서남북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보이는 외형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건물은 이후 한일그룹 사옥으로 사용돼 왔지만 한일까지 IMF쇼크 후 이어진 기업들의 몰락행렬에 휩싸여 들어갔다. 한일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상태며 또다시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운명에 직면해있다. 재계는 이처럼 대규모 사옥이 바벨탑이 돼 돌아오는 상황과 관련, 『국내 기업사에서 사옥은 외형경영의 대표적인 현상이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착실하게 내실을 기하기 보다는 화려한 사옥으로 경영능력을 과시하려는 현시욕이 해당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은 이같은 해석까지 벗어났다. 鄭회장은 평생 독립사옥을 갖지 않았다. 로비를 통해 유원건설을 인수, 서소문 유원건설 사옥 입주를 권유 받았으나 「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사 3층에서 계속 집무했다. 하지만 그는 로비와 부채경영으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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