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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車를 말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고객 소리 귀 기울여 리딩업체 됐죠" <br>FTA혜택 돌려주려 가격 인하…고급 세단 750Li에 가장 애착


“BMW코리아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대변합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 95년 BMW가 한국에 진출할 때부터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단순히 수입차를 판매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고객의 동반자를 자처해 고객이 안심하고 차를 사고 정비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지난 1일 창립 12주년을 맞은 BMW코리아는 4만5,000명의 고객을 확보한 수입차업계 리딩업체로 자리잡았다. 최근 BMW는 528i 모델의 가격을 1,900만원가량 낮춰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김 사장은 “(가격 인하는) 사실 수입차 가격 인하 얘기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독일 본사와 협의해왔다”면서 “중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 같은 승부사적 기질은 미니(MINI)와 뉴7 시리즈의 한국 진출에서도 발휘됐다. 미니가 한국에서 팔리겠느냐는 본사의 우려에 불구하고 BMW코리아는 지난 2005년 론칭 첫해 770대를 판매해 독일 본사를 놀라게 했다. 또 뉴7 시리즈 론칭 당시에도 본사를 설득, 한국어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도록 해 미국과 독일ㆍ일본에 이어 최다 판매(1,000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어 내비게이션은 영어와 독일어로만 제작해오던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깨는 김 사장의 승부수였다. 때문에 그는 기자와 동승한 750Li에 애착을 갖고 있다며 귀띔했다. 8기통 엔진에 367마력을 자랑하는 럭셔리 세단 750LI는 인터뷰 내내 이동 중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정숙함과 안락함을 전해줬다. 속도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정숙함에다 언덕길도 평지를 달리듯 거침없이 올라가는 파워에서 김 사장의 면모가 750Li의 성능 및 세련미와 교차됐다. 성공한 경영인의 여유로움이 배어있는 그의 외모는 750Li의 CF 모델로 딱이라는 인상을 전해준 것이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머리가 복잡할 때면 운전대를 잡는다. “차에 몸을 맡기고 잘 뚫린 도로를 달리면 정신이 맑아진다. 체질적으로 자동차회사에 딱 맞는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요즘도 김 사장은 서해안고속도로나 충남 제천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를 즐겨 찾는다. 가끔 미니(MINI)나 BMW 컨버터블, X5 등 목적지나 기분에 따라 차종도 바뀐다. “각 차종과 친해져야 고객들에게 권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출퇴근용인 740Li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1시간가량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 시장은 때로는 승부사적 기질, 때로는 온화한 학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실 그는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상고를 졸업한 뒤 증권사와 다국적 제약회사 등을 거쳤다. 대학졸업장도 BMW에 근무하던 지난 97년 방송통신대학에서 받았다. 최근에서야 한양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논문을 마무리했다. 때문에 그는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학벌지상주의 사회에서 핸디캡을 떨쳐버리고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것이다. 특히 독일 BMW 본사는 그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 전세계 300명 임원 중 단 10명뿐인 외국인 임원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자신을 호기심이 많은 모험가로 표현했다. “BMW와는 최고재무담당자(CFO)로 인연을 맺었지만 남다른 호기심으로 세일즈와 마케팅ㆍAS 등 다방면에 관심을 두다 보니 CEO의 자리까지 올랐다”는 설명이다. 그의 호기심은 다양한 장르의 책으로 이어진다. 경영 관련 서적은 기본이며 집에서는 가벼운 소설이나 역사책도 읽는다. 또 때로는 시집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CEO도 시심이 많아야 한다”면서 “류시화 시집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가 시를 읽는 또 다른 이유는 원활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요즘 고민이 뭐냐는 기자의 기습질문에 김 사장은 최근 앨빈 토플러와의 대화에서 미래석학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는 놀랐다고 전했다. 개인의 변화가 조직의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어떠한 결단을 내려야 하느냐는 등의 고민이었다. 그는 끝으로 “자동차는 남성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인데 최고의 자동차 BMW의 가치를 매일 느낄 수 있으므로 나는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은 행복을 누리고 있다”며 자신을 행운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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