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를 맞는 세계 금융가의 희비가 국가 마다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 계에서는 부진한 거래 실적에 연말 보너스가 대부분 삭감될 예정이지만 아시아 지역 은행 종사자들은 올 연말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로이터통신 금융잡지 IFR이 25명 이상의 은행 전문직 종사자의 올 연말 보너스 실태를 조사한 결과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지역 은행 전문직들의 보너스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7%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진한 거래실적에 따른 은행 수익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부 종사자의 경우 30% 가량의 보너스 삭감도 예고됐다. 다른 산업과 달리 은행 최고위급의 경우 통상 보너스가 연봉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보너스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하면 올 겨울 한파는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시아 종사자들의 경우 활발한 거래 및 지역 시장 성장에 따른 수익 증대로 보너스가 평균 6.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금융계는 3년 만에 증가한 겨울 보너스로 흐뭇한 올 연말연시를 맞을 전망이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에 따르면 일본 은행업계는 전년 대비 0.61% 증가한 83만9,092엔을 겨울 보너스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3년 만에 전년 수준을 웃도는 것이다. 일본 114은행은 22일 전년 보다 1.08% 증가한 68만2,308엔을 보너스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은 13.3%, 유럽은 14.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인수·합병(M&A)분야의 실적이 좋아 2007년 이후 처음 인상이 예상되며 한 업체의 경우 최대 25~30% 가량의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런던 투자 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수준의 보너스를 기대한다면 정신 없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을 것”이라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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