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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소리없는 기업후원' 이어진다

파리 정헌메세나·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등<br>재외작가·공공미술등 소외분야에 단비 역할<br>한국미술문화 발전 앞당기고 세계화 이끌어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회장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프랑스 파리에서 10년 넘게 화가로 활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죠. 현지 화단은 외국인 작가에게좀체 진입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경제적 어려움도 심각했습니다. 포기할 뻔한 그때 파리의 정헌메세나가 힘이 됐습니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1995년부터 파리에서 활동하던 화가 김명규씨는 정헌메세나와의 만남을 이같이 떠올렸다. 그는 2005년에 정헌메세나 '청년작가상'을 받고, 퐁피두센터 인근 가나보부르갤러리에서 대규모 전시를 연 뒤 작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다졌다. 17일 미술계와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소리소문 없는 후원이 미술계에 '단비같은' 힘을 주고 있다. 이들의 후원은 재외작가나 외국 내 한국문화, 공공미술이나 사진작가 지원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로 미치고 있어 그 따뜻함이 각별하다. 파리 정헌메세나는 동일방직의 고(故) 서정익 초대사장의 호를 따 79년에 설립된 정헌재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3년말 정헌메세나 설립에는 이영숙 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동일방직 서민석 회장의 각별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서회장은 프랑스에서 40년째 화업을 펼치고 있는 친구 오천룡 화백을 지켜보며 후원의 필요성을 느낀 것. 이들은 지금까지 22명의 화가들을 도왔다. 7년 후원의 결실을 모아 오는 24일부터는 예술의전당에서 '정헌메세나 후원작가전-아름다운 다리'가 열린다. 사진애호가인 윤현수 저축은행회장은 일반 회화에 비해 지원이 부족한 사진계의 든든한 후원자다. 윤회장은 최근 재단법인 한국사진은행을 발족했다. 재단은 30억원의 기금으로 원로 사진가 지원과 사진전문 대여금고 운영, 사진문화 보존을 위한 DB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3년 전부터 부산 영남저축은행과 서울 길동, 성남, 분당 등 은행지점에 '제비꽃갤러리'를 마련해 꾸준히 유망 사진작가도 소개하고 있다. 또 윤회장 자신은 사진문화의 교류를 위한 '민간특사'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번에는 그가 스페인 중견작가 3명을 한국에 초청했고, 18일부터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스페인왕립사진가협회 소속 40여 작가의 작품전을 후원했다. 최은영 회장의 한진해운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공공미술'에 관심을 갖고, 설치작가 배영환씨가 작업중인 '컨테이너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자사의 중고 컨테이너를 제공한 것을 작가가 작은 도서관과 공부방으로 꾸며 경기도 5개 지역에 제공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LA소재 라크마미술관(LACMA)에 세계최대의 한국관을 세우는 데 30만달러를 내놓았다. 서 사장은 몇 년 전 라크마를 방문했을 당시 국보급 '포도병풍'이 화장실 진입로에 초라하게 전시된 것에 대한 충격과 안타까움으로 한국미술 전시실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는 후문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문화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화두에 부합하는 이들 CEO의 활동이 미술문화의 발전을 앞당기는 근간이자 구심점"이라며 "미술 후원에 대한 대중 인식과 제도적 개선이 뒤따른다면 한국미술의 세계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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