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황의 여파로 소득감소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며 잠재적인 창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도 국내 경제의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창업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섣불리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에 신규 창업자가 몰리면서 업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 문을 여는 점포보다 문을 닫는 점포의 비율이 더 높은 게 올해 창업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올해 창업시장에서는 불황여파 속에서도 새로운 아이템보다는 커피전문점, 치킨전문점, 맥주전문점 등 기존 아이템 중에서 차별화에 성공한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올해 창업자들은 아이템을 선정할 때 수익성 보다는 안정성 위주의 선택을 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무리하게 규모를 확장하기 보다는 차별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커피전문점 인기 상종가 올해 커피전문점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나 여유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은 매장이 깔끔하고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낮다는 점에서 여성 예비 창업자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다양한 컨셉트를 내세운 커피전문점들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카페베네와 카페띠아모는 커피 외에도 젤라또 아이스크림, 와플 등으로 메뉴를 다양화해 계절에 따른 매출 편차를 극복했다. 특히 이들 커피전문점은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순수 토종 브랜드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해외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성공비결은 적극적인 스타마케팅. 카페베네는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빅모델인 배우 한예슬을 모델로 발탁하고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싸이더스HQ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카페띠아모는 국내시장을 넘어 몽골, 일본, 중국 등 해외 7개국에 매장을 개설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치킨전문점 차별화가 관건 치킨전문점은 창업시장의 영원한 인기 아이템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수요층이 넓고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적어 항상 예비 창업자들이 몰린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고 라이프 사이클도 짧아지면서 브랜드 선택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는 치킨전문점 시장에서 가격파괴와 웰빙을 내세우며 기존 선두업체들과 차별화에 나선 업체들이 선전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치킨 두 마리를 한 마리 가격에 판매하는 '원 플러스 원' 시스템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원 플러스 원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농장 및 도계장 직거래로 유통마진을 줄이고 육가공 공장을 본사가 직접 운영해 물류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치킨쥼은 치킨에 다섯 가지 허브를 사용해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를 파고들었다. 치킨쥼에서 사용하는 허브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분해, 노화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킨퐁은 흑마늘로 양념한 닭을 자체 개발한 오븐에서 열풍으로 익혀 기름기를 제거한 웰빙 치킨을 선보였다. ◇맥주전문점 독특한 인테리어ㆍ기술로 선전 올해 주류전문점 시장에서는 그 동안 인기를 끌던 퓨전요리주점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고급스러운 메뉴와 인테리어 및 기술력으로 무장한 맥주전문점들이 강세를 보였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맥주전문점은 다른 주류전문점보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수요층이 넓은 게 장점이지만 경쟁도 치열해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든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맥주전문점 가운데 서유기는 프로야구나 K-리그, 프리미어리그 등 스포츠 경기를 즐기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스포츠펍' 컨셉트를 도입해 국내 스포츠 맥주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또 플젠은 기존 전기식 냉각기가 아닌 순수 얼음만을 사용한 국내 최초의 자연냉각시스템과 생맥주를 크림화한 크림생맥주로 차별화에 나섰다. 치어스 역시 기존의 칙칙한 분위기의 호프집에서 벗어나 밝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음주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제이에스인터푸드가 꼬챙이에 이어 제2 브랜드로 론칭한 쿨럭은 외국 수입맥주를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어린이ㆍ여성 대상 서비스업도 인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종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다른 소비는 줄여도 내 아이에게 만큼은 아낌 없이 쓴다는 부모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어린이 교육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어린이 교육시장에서는 창의력과 사고력이라는 코드를 접목해 기존 아이템들과 차별화를 내세운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매쓰는 교구를 사용한 수업과 토론 등을 통해 수학의 원리를 배우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이 수학을 재미 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젊은층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도 유망할 전망이다. e-붙임머리는 다수의 특허를 획득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붙임머리 업계의 대중화를 선도하며 여성 창업자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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