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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없어 답답… 노조가 믿고 지켜봐줘야

노조 반발로 12일째 출근 못하는 이건호 국민은행장<br>더 오래 끌면 직원 사기 저하… 정상출근땐 현장 소리 듣겠다


요즘 이건호(사진) KB국민은행장만큼 속이 타 들어 가는 사람이 있을까.

이 행장은 노조의 반발 때문에 행장 취임 이후 2일까지 12일째 정식 출근이 막히면서 집무실 대신 호텔에서 '원격' 업무를 보고 있다. 실적이라도 좋으면 그나마 한숨 돌리련만 현실은 정반대다. 학자 출신으로서의 한계를 뚫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낙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 행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 돌파구가 없어 더 답답하다"며 "명확한 노사 이슈 때문에 노사갈등이 발생했다면 해당 이슈를 놓고 논의하면 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그러면서 "(노조에서 나보고) 그냥 물러나라고 하면 얘기가 안 되는 것"이라며 "선임된 행장인 만큼 일단 믿고 바라봐 주는 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실 이 행장은 이날 출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부터 단식투쟁에 나섰던 박병권 노조위원장이 이날 새벽 탈수 증상으로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노조 위원장이 병원에 실려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근을 강행해 노조의 속을 긁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노조에서 좋다고 하면 당연히 (병문안을) 가겠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병문안이 성사되면 노사 대치 국면이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아 갑갑한 상황이다.

이 행장은 실적악화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3,4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7%나 줄어든 수치다. 이 행장은 "신한ㆍ우리 등 다른 은행들도 다 어렵지만 국민은행 실적만큼은 아니다"라며 "(본사) 사무실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업무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사태가 오래 갈 경우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했다.

이 행장은 "일단 정상출근을 하게 되면 영업점을 돌며 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새 경영진의) 경영철학을 설명할 것"이라며 "실적이 안 좋지만 직원들을 다그칠 상황은 아닌 만큼 사기를 끌어올릴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복안의 밑그림도 드러냈다.

이 행장은 "영업의 경우 결국은 사람이 움직여야 성과가 난다"며 "핵심성과지표(KPI)를 놓고 영업 본부와 영업 현장에서 인식의 괴리가 있는 거 같아 손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를 따져 올해 말까지 중대한 문제부터 고치고 내년에는 완전히 달라진 KPI로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금융(IB), 프라이빗뱅킹(PB) 등과 관련해서는 시각을 해외로 넓혀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 행장은 "IB가 국내 시장에 편중돼 있고 대출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IB 쪽에서 창출한 자산을 PB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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