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문화특집]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문화의 세기’가 오고있다. 20세기 끝자락에서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話頭)다. ‘문화는 더 이상 변방에 방치된 꽃이 아니다’는 어느 학자의 말이 있다.문화도 이젠 그 역량과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앞으로 선진 기술과 경제력도 문화의 기반 없이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경쟁에서 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사가 주최한 일본문화산업박람회를 계기로 새천년을 바라보며 문화의 산업적 의미와 그 힘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21세기는 왜 문화의 세기인가 ‘문명충돌론’을 제기한 새무엘 헌팅턴은 “새로운 세기는 정치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문화에 의해 경계선이 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에 기반한 블럭화로 민족이나 국가의 의미는 퇴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름있는 세계의 분석가들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변혁의 흐름이 민족국가나 정치세력에 대한 신뢰감에 더이상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21세기는 정보 통신의 발달로 산업 과학기술 등 많은 분야에서 국경없는 글로벌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글로벌시대가 각 나라와 민족의 문화기반을 흔들 지는 못했다. 이는 인류가 더이상 물질적 풍요로움보다는 정신적여유와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21세기엔 문화 기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세계를 호령하리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문화시대의 경쟁력 보호문화의 정책에서 인접국가의 저급 문화는 갖가지 형태의 밀수를 통해 들어왔다. 하지만 고급문화는 국내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고유문화의 창의성 있는 발전보다 외국 문화의 모방에 따른 폐해만 두드러져 보였다. 21세기에 우리 문화가 세계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급문화와의 교류와 문화의 산업화 등으로 모습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문화는 그 자체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 내용이 아니라 문화를 매개로 한 산업·경제적 문제가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산업·경제적 문제는 문화 자체가 해결하기 어렵다. 문화자산을 문화산업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문화를 창의력에 기초해 가공하고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요즘같은 정보화시대에 경쟁력은 창의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 다행히 정부는 작년부터 문화와 산업의 결합을 문화정책의 핵심으로 정했다. 문화산업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한 것이다. ◇문화·문화산업의 힘 독일인이 일본에 들르면 반드시 ‘회칼’을 찾는다고 한다. 유명한 ‘쌍둥이표 칼’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독일인이 회칼을 찾는데는 이유가 있다. 회칼이 수십년동안 요리수련을 거쳐 도를 얻은 주방장만이 잡을 수 있는 선성한 물건이라고 믿기 때문. 도제 시스템과 장인정신으로 알려진 독일인도 이를 인정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일본이 일식을 세계에 전파하면서 전통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널리 알린 결과다. 단순한 칼이 문화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는 배경에는 일본인들의 이러한 노력이 깔려 있었다. 우리는 가을하늘도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의 전전환 요구된다. 문화산업의 힘은 엄청난 파급효과에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면 이에 연관된 다른 분야와 산업에까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에 평균 1,000종에 이르는 상품을 개발해 사회적으로 붐을 일으킨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상품화 기술이 애니메이션 산업의 바탕으로 작용한 것. 97년 7월에 개봉된 일본의 만화영화 ‘원령공주’는 6개월만에 관람객 1,200만명, 흥행수입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기록했다. 연관 산업까지 감안하면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문화과 문화산업의 효과를 금액으로 따져보고 놀라는 것은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연구하고 투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 문화의 세기는 산타클로스의 선물 보따리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야한다. 문화의 세기는 공짜로 오지 않는다. 밀레니엄을 공짜 선물의 시대로 착각하는 한 21세기가 우리에게 문화의 세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문화의 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서도 우리 문화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문화산업의 상황은 영세하기만 하다. 또 정부가 여러 기본방침을 정했다 해도 정부 각 부처나 사회적으로 문화산업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또 대기업도 구제금융 이후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문화산업은 타분야와의 연계로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또 이를 체계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