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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3 D-5] "구글에 취업하기보다 구글 만들어라" 혁신·도전의식 강조

■ 메인 스피커-아툴 네르카르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br>한국 '샌드위치론' 고민할때 오히려 中투자 유치 주문<br>달라진 한국경제 상황 맞춰 신사업 등 조언 내놓을 듯



"구글에 취업하는 것을 노리기보다 구글을 만드는 주인공이 돼라."

아툴 네르카르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가 자신의 수업을 듣는 MBA 과정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내용이다.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라는 주문이다.

네르카르 교수는 기업가정신 및 혁신 분야의 대가다.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수많은 기업들이 그에게 맞춤형 경영전략과 기술혁신 프로그램을 자문했다. 메트라이프나 미국은행ㆍ에미리트그룹ㆍ스탠더드앤드푸어스ㆍ코카콜라ㆍ유니레버 등이 네르카르 교수의 자문을 받은 대표적 기업이다.

네르카르 교수는 오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3'에서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서 그동안 학계 및 산업계에서 쌓은 통찰력을 풀어낸다. 이번 포럼의 주제가 '기업의 정신이 미래다-제2 한강기적 원동력은 창조적 리더십'인 만큼 국내 산업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해당 분야 대가에게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르카르가 생각하는 기업가정신은 개인이나 기업뿐 아니라 모든 주체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는 2000년대 중ㆍ후반 한국이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저가공세 및 성장속도에 끼었다는 샌드위치론이 유행할 당시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다는 사실을 고민하기보다 중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한국이 넘치는 중국 자금의 수혜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정책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와 긍정적 도전의식으로 무장하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네르카르 교수의 이 같은 조언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이 바탕이 됐다. 그는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2008년에 가장 활발하게 한국 활동을 펼쳤다. 2007년 서울대 MBA에서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강의에 나서기도 했으며 2008년 한국전략경영학회의 춘계 학술대회에서 국내 학자들과 공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연구개발(R&D)의 방법이 혁신의 속도와 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화학회사 등을 대상으로 7년간에 걸쳐 실시한 연구를 통해 규명해 학계의 호평을 받았다.

네르카르 교수는 이 같은 한국과의 인연으로 강의와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조언을 적잖이 던졌다. 네르카르가 당시 내렸던 진단 가운데 하나는 한국에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개인 기업가(individual entrepreneur)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사내 벤처 형태의 기업 내 기업가(coporate entrepreneur)와 개인 기업가의 수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한국은 개인 기업가가 적어 전체 경제에도 활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네르카르 교수는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달라진 한국의 경제 상황, 경영 환경에 맞춰 새로운 조언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년 전과 비교할 때 자동차와 전자 산업은 세계 시장의 리더로 성장했고 스타트업의 수는 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국내외 경기침체를 겪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은 신사업 결정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르카르 교수는 기업가정신에 대한 조언이 자칫 구호나 상징 수준에 머무르기 쉽다는 우려와 달리 무척 현실적인 조언과 지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글의 직원이 되기보다 구글을 창업할 생각을 하라고 통 큰 주문을 하지만 정작 사업을 할 때는 적은 투자 자금으로 신중한 경영을 강조한다.'작을수록 다루기 좋다(Smaller is easier to handle)'는 그의 핵심 철학 가운데 하나다. 사내 벤처를 만들 때도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보다는 작고 빠른, 동시에 관료주의가 없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네르카르 교수가 학계와 산업계에서 동시에 각광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통찰 가운데 기업을 인수할 때 생기는 회사 간 문화 갈등에 대한 조언도 유명하다. 네르카르는 "더 많은 기업을 인수할수록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깨는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며 "문화충돌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생산성과 혁신이 줄어드는 현상은 통합에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회사를 인수한 후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인수회사와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다. 이 경우 직원들이 심적인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네르카르 교수는 현재 몸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오기 전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가르쳤다. 인도의 뭄바이대에서 엔지니어링 학사학위를 받고 이후 국제 비즈니스 등 경영분야로 학문적 관심분야를 넓혔다. 기업가정신뿐 아니라 공학도 출신답게 기업의 R&D과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학술적 성과도 많다. 다양한 문화적ㆍ학문적 경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는 또 명 강연자로 유명하다. 그는 MBA 교수로서 학생들이 직접 과제에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즐긴다. 그의 강의는 간단하다. ▦새로운 사업기회 평가 및 개발 ▦자원의 확보 ▦사업의 성장 및 유지라는 세 가지 틀 속에서 실제 케이스를 적용시키고 학생들이 토론을 하면 이후 실제 적용 사례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각 경영활동 이면에 숨은 기업가정신을 찾아내고 이 같은 마인드가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 MBA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그의 강연은 언제나 인기다. 네르카르 교수는 2009년 서울대가 MBA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 평가에서 외국인 석학 가운데 유일하게 10점 만점을 받았다. 29일 그의 기조 연설이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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