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금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현대차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업황 부진으로 최근 주가 하락 폭이 컸던 건설, 자동차, 조선업 종목의 신용융자 금액도 크게 늘었다. 단기 반등을 노리고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2일까지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현대차였다. 이 기간에 현대차의 신용융자 잔고금액은 약 266억원 증가했다. 22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총 누적 신용융자 잔고금액이 41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잔고금액 중 절반 이상인 63.6%가 이번 달 들어 한꺼번에 발생한 셈이다.
신용융자 잔고란 개인투자자가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신용융자 금액이 4조5,339억원으로 집계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위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차지했다. 이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금액은 이번 달 들어 145억원 늘어났다. 소속 가수 싸이가 최근 신곡 ‘젠틀맨’을 발표한 뒤 뜨거운 관심을 얻자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신용융자 잔고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20개 종목 중 대다수는 업황 부진으로 최근 주가 하락폭이 컸던 자동차, 건설, 조선 업종이었다.
1ㆍ4분기 실적쇼크가 발생한 삼성엔지니어링(122억원)과 GS건설(99억원)을 포함해 대림산업(79억원)과 현대건설(56억원) 등 건설업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금액이 크게 늘었다.
자회사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만도의 신용융자 잔고금액도 104억원 증가했고, 현대모비스(88억원)의 잔고금액도 늘었다. 삼성중공업(85억원)과 대우조선해양(50억원) 등 조선업 관련 종목에도 많은 투자자가 빚을 내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동차, 건설, 조선업 관련 종목들의 주가 하락폭이 컸던 만큼 단기 주가 반등을 노린 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분석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건설업 관련 종목은 업황 전망 부진에도 최근 주가가 급락해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다”며 “단기적으로 반등을 기대하는 단기매매성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진단했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