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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계 주름잡던 전 세계 챔피언 신뢰담은 자기PR로 영업 챔피언 거듭나

이형철 한올바이오파마 영업부장<br>벨트 맨 사진 명함에 새겨 관심<br>차별화된 영업전략이 성공비결


"운동선수 출신도 사회에 나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3일 서울 구의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형철(43ㆍ사진) 한올바이오파마 영업부장. 왕년의 복싱 세계 챔피언인 만큼 거칠고 우락부락한 모습을 예상했던 기자의 편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있는 밝은 표정과 싹싹한 태도에 기자의 긴장은 눈 녹듯이 녹아버린 것.

이게 비결일까. 그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10년 만에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할 만큼 승승장구 중이다. 사원에서 주임까지 3~4년이 걸리는데 입사 1년만에 주임으로 특진하기도 했다. 초고속 승진에 걸맞게 그는 영업사원상도 거의 독차지했다.

이 부장은 "제약회사가 300개가 넘다 보니 대부분 영업맨들의 명함은 바로 휴지통에 쳐박히기 일쑤"라며 "남들과 차별화를 고민하다 명함에 세계 챔피언 벨트를 맨 사진을 넣었다"고 말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명함을 받아 든 의사, 약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제품보다는 내가 세계 복싱 챔피언이었다는 것으로 관심을 유도했다"며 "약 파는 것보다 나를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비결을 설파했다.

또 그는 매일 같은 시간대 방문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부장은 "계속 찾아가면 언젠가는 만나준다"며 "의학 전문서적, 필기구 등을 선물해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려 했다"고 밝혔다.

잘나가는 이 부장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힘든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전북 김제에서 양계장을 크게 하시던 부모님이 사업에 실패하고 그의 가족은 야반도주 식으로 서울로 상경했다. 6명이나 되는 식구들은 작은 월셋방에 살았다. 이 부장은 "학교에 육성회비를 매번 못내 창피도 많이 당했다" 고 회상했다.

가난 때문에 이 부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배달, 찹쌀떡 장사 등 안 해본 게 없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신문배달을 하다가 우연히 들어간 체육관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열심히 권투를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무릎을 탁 쳤다.

중학교 2학년부터 복싱에 뛰어든 그는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시합에서 번번이 패하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부장은 "죽으려고 부산 태종대 자살바위에 갔는데 막상 뛸라고 보니 너무 무서워 하루만 더 생각하자고 한 게 지금 내가 여기 있는 이유"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도전했고 1994년 9월 WBA 주니어 벤텀급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이 부장은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감을 익히고 챔피언들의 기술들을 내 것으로 만드니 술술 잘 풀렸다"고 말했다.

그렇게 세계 챔피언에 스타까지 됐지만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1995년 2월 복싱에서 은퇴한 그는 커피전문점을 하면서 보통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 경험을 쌓았다. 한올바이오파마와의 인연도 시작됐다. 회사 간부가 열심히 생활하는 그를 보고 입사를 권유한 것.

결국 그는 88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한올바이오파마에 입사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 이르다는 그는 "힘든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며 "더 성공해서 운동선수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땀 흘린 만큼 대가는 돌아오기 마련"이라며 "무슨 일이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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