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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안정속 정부정책·국내 금리 전망(국내경제)
입력1997-11-10 00:00:00
수정
1997.11.10 00:00:00
◎유가안정속 정부정책/환율안정·세금 내리기로 물가 잡아야유가가 최근 중동 정세불안으로 인해 급등한 바 있었다. 그러나 9월 하순 이래 미국의 페르시아만 항모 급파로 인해 발생한 중동의 긴장상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 무기사찰과 관련한 이라크와 미국의 마찰이 잠복요인이기는 하지만 WTI 기준 유가는 11월 현재 20달러대를 기록하며 안정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유가 급등락은 원유시장에서의 시장근본요인(market fundamental) 변화보다는 거래기술적인 요인(technicals)에 의한 바가 크다. 따라서 유가는 단기적인 급등이 있긴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하향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유가의 안정세는 우리에게 희소식이긴 하나 정작 문제는 환율급등으로 인해 원화로 환산된 유류 수입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다 큰 문제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가격 상승이다. 최근의 실정은 원유가가 안정세를 보여도 환율이 급등하여 국내 석유제품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원유도입 단가의 움직임보다는 환율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원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도입단가도 하락하고 정유업계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은 하락했으나 환율의 영향으로 그 낙폭은 크지 않은 상태이다.
문제는 최근의 환율급등으로 인해 생기는 인상요인이다. 최근들어 환율급등에 동절기를 앞둔 원유도입가 소폭 상승이 겹쳐 휘발유의 경우에는 리터당 25원, 등유 경유는 리터당 20원의 가격인상요인이 생겼다. 이 인상요인을 반영하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현재 8백20원대에서 8백50원대로, 등유는 3백57∼3백58원에서 3백77∼3백78원으로, 3백39∼3백41원인 등유는 3백59∼3백61원이어야 한다.
정유업계 전체의 환차손이 5천억에 이르는 상황에서 일정정도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이뿐 아니라 각종 유화제품가격의 인상도 뒤를 이을 것이다. 정유업계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인하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어 이 인상분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유통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정유업계가 인하경쟁을 언제까지 지속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유류 소비자가 인상은 공산품 및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도 이어져 물가상승을 촉발할 것이다. 따라서 환율안정을 위한 조치와 동시에 유류소비자가 상승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석유관련 세금인하 및 유류소비의 절약이다. 그런데 휘발유의 경우에는 지난 96년 3월까지 1백95%의 세율을 부과하였으나 세수증대를 위해 리터당 4백14원씩 일정금액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과세구조를 바꾸었기 때문에 탄력적 세율조정을 통해 유류 소비절약을 유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지난 95년부터 예산에서 적립되기 시작한 유가완충 준비금은 아직 작은 규모에 불과하여 유가자율화로 인해 가격 인상충격을 거의 흡수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따라서 세수결함이 너무 커지지 않는 범위에서 휘발유 등 각종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교통세와 특별부가세를 낮추어 환율상승으로 인한 유류 소비자가 인상의 충격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금리 전망/당국 통화공급 바탕 추가상승 없을듯
11월 들어 시중금리는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의 혼재속에 지준마감을 앞두고 시중 유동성이 위축되며 상승세를 나타내었다. 주식 및 채권시장의 조기 개방 확대, 신축적인 통화 공급 지속,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한 당국의 연속적인 조치는 시장불안심리를 가라앉히며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당국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달러당 9백70원대를 상회하는 등 상승을 지속하였고, 해태·뉴코아의 화의 신청과 종금사의 외화자금 사정 악화로 기업 및 금융기관의 연쇄부도 우려가 확산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준마감(7일)을 앞두고 금융기관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데다,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개입으로 통화환수 우려가 확산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위축되며 주중반 이후 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이번주 시중금리는 당국의 통화 지원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은 멈출 것으로 보인다. 10월중 통화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당국의 통화공급 여력은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이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아 금리의 안정세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당국의 환율 방어 능력과 기업의 연쇄부도가 관건이다. 원화환율이 당국의 시장개입 여부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 등 당국의 방어 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경우 환율의 상승세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시중 유동성이 양호한 상태에서 기업의 자금난 악화는 여전하고 9월중 어음부도액(약 2조원, 어음부도율 0.31%)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쇄 부도 우려가 시장 불안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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