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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창투사 설립의 이면
입력2006-11-09 16:37:05
수정
2006.11.09 16:37:05
요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 설립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03년에서 2005년까지 단 1건에 그쳤던 신규 창투사 등록건수는 올 들어 10건에 달한다.
증권ㆍ은행 등 금융업체는 물론 건설사ㆍ제조업체 등이 너도나도 창투사 설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도 창투사 설립에 적극적이다.
여기에 창투사를 따로 만들지 않고 벤처 투자를 사업 목적에 추가한 채 창투사 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까지 더하면 투자 업무에 뛰어드는 모양새가 ‘버블’은 아닐지라도 ‘붐’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창투사가 이처럼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자본금 규모가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면서 창투사 설립에 따른 부담이 줄었다.
2004년 이후 증시상황도 호전돼 벤처캐피털의 경영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듯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투 업계 종사자들이 인정하듯 제대로 된 투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창투사는 20~30개, 많아야 50개 정도에 불과하다.
시장규모에 비해 창투사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창투사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훨씬 악화됐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가 지난해(70개)에 훨씬 못 미치는 41개인 데다 우회상장 규제까지 겹치며 이익회수 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창투사의 영업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혹자는 오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상장 기업들이 금융투자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창투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일련의 현상과 관련해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본연의 사업에서 ‘죽을 쑤는’ 일부 업체들이 분위기에 편승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창투 업무에 뛰어들고 있지 않느냐는 점이다. 실제 올해 폐업을 선언한 창투사는 8개사에 이른다.
벤처캐피털이 철저한 준비 없이 투자 업무에 나설 경우 벤처 투자 시장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벤처캐피털의 분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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