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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 금값 20년만에 최저
입력1999-07-07 00:00:00
수정
1999.07.07 00:00:00
국제 금값이 떨어지고 있다. 한때 국제 통화의 기준이었고, 재앙시 안전한 도피 수단이었던 금은 천덕꾸러기로 전락, 귀금속의 기능으로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6일 뉴욕에서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6.80달러(2.6%) 폭락한 257.80 달러에 거래돼,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이날 런던에서 온스당 256.85 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금값 폭락의 동기는 영국 중앙은행의 금 매각이었다. 영란은행은 25톤(80만 온스)의 금을 경매에 부쳤는데, 매각할 금의 5배 이상 입찰자들의 주문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결국 시가보다 0.4% 싼 온스당 261.20 달러에 매각할 수 밖에 없어 금 보유자들을 실망시켰고, 이에 따라 금 투매현상이 빚어졌다. 영란은행은 내년초까지 추가로 100톤을 더 처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금 값이 조만간 온스당 250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금의 23%를 보유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쟁적으로 금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은 스위스 중앙은행이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전략의 하나로 금을 귀중히 여겨왔던 스위스 중앙은행은 영국이 매각하려는 것보다 10배 이상 많은 1,300 톤을 내놓을 것을 검토중이다. 독일 나치에 희생된 유태인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표면적인 사유지만, 무엇보다도 금의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도 무시할 수 없는 매각 요인이다. IMF도 161톤의 보유금 매각을 검토 중이다.
금 값은 80년 1월21일 한때 온스당 850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미국이 금에 달러를 고정시키는 금본위제도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로 전환하자, 금값은 폭락했다. 그후 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일시적으로 온스당 50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금값 하락을 저지하지 못했다.
금값 폭락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경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금 채굴회사인 이스트랜드 금광은 이날 파산을 선언했으며, 남아공 전체로 지난 3년간 금광산에서 10만명의 일꾼들이 해고됐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K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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