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공판 변론재개가 예정된 가운데 이 사건의 주임을 새로 맡은 강찬우(사시 28회ㆍ45)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장에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강 검사는 에버랜드 공소시효(7년 추정)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 2003년 12월 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 부부장으로서 허태학ㆍ박노빈 등 당시 에버랜드 경영진을 전격 기소했던 주인공. 4년여가 지나 이 사건을 수면 위로 올려 놓았던 검사가 다시 이 사건의 키를 잡게 되면서 '결자 해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동안 에버랜드 공판은 주임 검사만 12차례 바뀔 정도로 지리하게 시간을 끈 사건이다. 이처럼 사건이 늘어진 데는 에버랜드 사건의 탄생부터 수사의 상식을 깨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소시효 전일 기소가 이뤄진 것이 그렇고 선별적으로 기소가 이뤄지는 등 수사의 ABC를 깼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이 요원해졌고 아직도 '변론중'이라는 비상식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통상 에버랜드 같은 배임 사건의 경우, 주요 피의자에 대한 가름마를 탄 후 상대적으로 혐의가 적은 피의자를 같이 기소하는 게 통상의 예다. 강 검사의 향후 행보가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도 당기 수사 검사로서 이 같은 저간의 사정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강 검사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대검 중수 3과장으로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장'을 함께 맡으며 각종의 '배임'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검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기업인의 불법적인 '배임'과 합법적인 '경영 판단' 사이에서 어느 부분까지 형사 처벌의 잣대를 들이댈지 번민을 가장 많이 한 검사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에버랜드 건에서 어떤 공판 전략을 취할지, 결국 삼성 이건희 회장의 소환을 이뤄낼지 법조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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